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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품은영화大戰]②100만 독자 홀린 밀리언셀러…'K-스릴러' 러브콜

이윤정 기자I 2018.12.07 06:00:00

''82년생 김지영''…공감대 높은 소재
''7년의 밤'' ''종의기원'' 입체적 캐릭터 관심
기간 상한선 등 판권 계약 분위기도 변화
해외 영화제작사 관심↑…"문화한류 영향"

(그래픽=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장르 소설이나 인기 작가의 소설은 출간되고 한달 이내에 판권 의뢰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유명한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영화계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다. 국내 작가뿐 아니라 해외 저명 작가들의 작품도 판권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스토리 구조가 명확한 베스트셀러의 경우 독자들의 반응이 있을 때부터 영화사에서 관심을 갖는다”며 “책이 여러 군데서 회자될 정도로 인기가 올라간 이후에는 여러 제작사에서 경쟁이 붙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조남주·정유정 ‘각광’…“소설 집필 소식도 관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제작은 특히 ‘스릴러’ 장르와 검증된 ‘베스트셀러’가 인기가 많다. 대한민국을 페미니즘 열풍으로 몰아넣은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이 대표적이다. 평범한 대한민국 여성을 상징하는 서른넷 전업주부 김지영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여성이 태어나면서부터 받는 성차별 등의 문제점을 보여주며 많은 여성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

2016년 출간 이후 최근 100만부 판매를 돌파했고, 내년 상반기에 크랭크인 할 예정이다. 민음사 관계자는 “공감대 높은 소재와 기본적인 스토리라인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더 확장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영화화의 주요한 이유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스릴러 문학을 대표하는 정유정 작가의 작품도 잇달아 러브콜을 받고 있다. ‘7년의 밤’은 한순간의 실수로 살인자가 되어버린 남자와 그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소설은 55만부가 팔렸고, 영화는 5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2만부가 팔린 ‘28’은 ‘불볕’이라는 뜻의 도시 ‘화양’에서 펼쳐지는 28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종의 기원’은 사이코패스로 태어난 유진과 그의 주변 인물들간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묻는다. 출간 이후 25만부의 판매고를 올렸고, 영미권을 포함해 20개국에 수출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은행나무 관계자는 “정 작가의 작품은 시각적인 묘사가 많고 입체적인 캐릭터 때문에 영화계 관계자들이 선호한다”며 “작품을 집필한다는 소식이 전해질때부터 영화계에서 관심을 기울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암살 세계를 다룬 김언수 작가의 ‘설계자들’은 국내뿐 아니라 헐리우드 제작사와 영화제작 논의가 오가고 있다.

△판권 계약관행 변화 조짐…해외서도 눈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제작이 활발해지면서 출판계 판권 계약 관행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 과거에는 낮은 수준의 원작료를 일시불로 받고 끝인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계약기간을 5년으로 상한선을 두거나 추가 수익 발생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건도 생겨나고 있다.

출판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계약기간이 따로 없어서 한번 판권이 팔리면 영화제작을 무기한으로 하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했다”며 “최근엔 계약 기간 내에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판권이 원작자에게 회수가 된다. 소설가나 출판사들도 경험이 생기면서 합당하지 못한 부분은 보완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소설의 영화화는 국내 제작사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의 대상이다. 지난달 열린 ‘아시아필름마켓’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54개국 17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 스릴러 ‘밀주’의 영화화 판권 계약이 성사되기도 했다. 그간 마켓의 주요행사인 ‘북투필름’을 통해 ‘직필’(고즈넉), ‘유다의 별’(황금가지),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다산북스), ‘개와 늑대의 시간’(문학과지성사) 등의 작품에 대한 영화계약이 체결됐다.

아시아필름마켓 관계자는 “최근 유튜브 등 서양권에서도 짧은 영상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옴니버스나 짧은 길이의 영상으로 제작 가능한 이야기에 대한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며 “ TV드라마나 케이팝 등 문화한류로 인해 이미 한국에 익숙한 동남아시아 관계자들까지 한국의 소설, 웹툰 등의 원천 콘텐츠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 아시아필름마켓’(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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