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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하지만, 차기 CEO 추천 및 선임 과정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2019년 말이 되면 지배구조위원회의 회장 후보 심사 대상자 선정→회장후보심사위원회의 심사→이사회의 최종 후보 결정 등이 진행돼야 한다.
황창규 회장이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진행된 ‘CEO 잔혹사’를 딛고 새로운 KT의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이석채 전 회장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남중수 전 사장과 마찬가지로 먼지떨이식 수사를 받아야 했다.
◇차기 CEO로 3龍이 뜬다
황 회장이 KT 회장이 된 것은 2014년 1월 27일 임시주총이었고, 그날 현장조직 임원 승진을 골자로 첫 인사를 단행했다. 전임 이석채 회장이 2013년 8월 마지막 임원 인사를 단행했기에 소폭이었다. 일정대로 2020년 3월 KT에 새로운 회장이 탄생한다고 예상하면, 내년 황 회장의 인사는 소폭이거나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고려한듯 황 회장은 올해 인사에서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9명, 상무 28명 등 총 41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신규 임원(상무)의 평균연령은 50.1세이고, 여성 4명을 포함해 조직에 역동성을 담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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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회장 후보 심사대상자를 정하는 지배구조위원회 업무에 KT 임원들도 회장 후보자가 될 수 있는 조항을 넣어 통과시킨 바 있다.
요금인하 압박으로 무선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구현모 사장은 현재 성과를 책임진다. 5G 시대를 맞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에너지·빅데이터·보안 사업 등은 이동면 사장이 맡는다. 오성목 사장은 세계 최고 품질의 5G 통신망 구축을 책임진다.
◇실용 가치 극대화 한 조직 개편
황 회장은 5G와 미디어는 물론 AI, 에너지·빅데이터·보안·블록체인 등 미래 사업, 글로벌사업을 전진배치하면서도 대관(CR)조직은 줄였다.
사업모델 개발에 집중했던 5G사업본부를 LTE 등 무선사업 모두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격상시킨 점이나, 자율주행차·스마트팩토리 등을 위한 기업용 5G 시장을 위한 5G플랫폼개발단을 신설한 게 눈에 띈다.
매출 효자인 IPTV 사업은 커스터머&미디어부문으로 넘어와 강화된다. 1인 가구 등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 개발에 힘을 싣겠다는 것으로, 얼마 전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가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개발을 위해 기존 마케팅과 미디어를 합쳐 ‘세그먼트 트라이브(Segment Tribe)’라는 조직을 만든 것과 유사하다.
AI는 마케팅부문장 직속 조직인 AI사업단으로 격상됐으며, 에너지·빅데이터·보안·블록체인 등은 미래플랫폼사업부문 소속으로 바뀌어 강화됐다.
하지만 그룹 전체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기획부문의 장은 김인회 비서실장에게 맡겼고, CR부문은 사업협력부문으로 이름을 바꿔 3개 실에서 2개 실로 줄였다.
10년 넘게 일본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은 황 회장을 도와 인터넷은행 출범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CR부문에 있던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사후 규제 대응 업무는 법무실로 이관됐다. 남은 CR부문 역시 정부와 국회 등 출입처 기준이 아니라 분야별로 대응하는 통신사업협력실과 미래사업협력실로 재편됐다.
KT 안팎에서는 이번 조직 개편은 조직 전반에 권위보다는 실용의 가치를 극대화 했다고 평가했다. ‘신용카드 깡’을 활용한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로 검찰 수사 막바지 단계인 점과 국회 대응 부진 등을 고려해 CR에 책임을 물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검찰은 연내로 불법 정치자금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