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상반기 창업 핫도그 ‘뜨고’ 카스테라 ‘시들’

노희준 기자I 2017.06.26 06:00:00

'불황형 소비'의 단면
신한카드 빅데이터 분석
상반기 가맹점 이름으로 본 '뜨고 지는 키워드'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올해 1~5월까지 요식업 창업에서 핫도그와 아이스크림 개점이 ‘뜬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주목을 받았던 카스테라 관련 창업은 열기가 급랭했다. 가맹점을 수식하는 감성 키워드로는 ‘복고’와 관련한 단어가 부상해 전반적인 ‘불황형 소비’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신한카드가 올해 1∼ 5월중 신규 등록된 20만개 가맹점 이름을 빅데이타 텍스트(형태소) 분석방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커피와 치킨 창업이 꾸준하게 상위권을 차지하는 가운데 핫도그와 아이스크림 창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핫도그는 가맹점 이름에 쓰이는 키워드 순위에서 1월 112위, 3월 51위, 5월 63위로 상승세를 탔다. 아이스크림 역시 740위(1월)→206위(3월)→55위(5월)로 키워드 순위가 크게 뛰어올랐다.

◇ ‘불황형 소비’ 단면 어떻게 분석했나

신한카드는 한달에 4만~5만개의 신규 가맹점 이름에서 상호명에 쓰이는 키워드의 빈도를 집계해 순위를 매겼다. 가령 00핫도그, 핫도그00 등 상호명에 ‘핫도그’라는 키워드가 들어가면 이를 해당 월의 신규 가맹점에서 핫도그 키워드 하나로 카운트 한 것이다. 매월 등록하는 신규 가맹점 수는 다르기 때문에 절대 순위 자체보다는 상대적인 상승이나 하락 추이를 보면 ‘뜨고 지는’ 가맹점이나 관련 키워드 흐름을 알 수 있다는 게 신한카드 설명이다.

핫도그 키워드 상승은 ‘명랑핫도그’, ‘청춘핫도그’, ‘88핫도그’ 등 최근 프랜차이즈 창업 열풍에서 촉발됐다고 신한카드는 설명했다. 이런 핫도그는 1000~2000원이라는 가격에 허니머스터드, 치즈·칠리소스 등 다양한 맛을 겨들여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말까지 프랜차이즈 업계를 강타한 ‘대만카스테라’가 종편 방송 이후 ‘식용유 과다사용’ 논란에 빠져 뒤로 밀리면서 그 자리를 빠르게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 1월 58위를 기록했던 카스테라 키워드는 5월 5643위까지 급속히 밀려났다. 카스테라 신규 창업이 거의 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남궁설 신한트렌드연구소장은 “핫도그가 요샛말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좋게 싼 가격에 먹을 만하게 나오기 때문에 인기가 있어 보인다”며 “전형적인 불황형 소비의 한 단면으로 최근 먹거리 트렌트가 ‘싸게 많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키워드가 급속히 많아진 것도 아이스크림을 권장소비자 가격의 50% 수준으로 파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지방에서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가성비·가용비 소비 유도...‘할인·창고·부페’

불황속 가성비나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소비를 유도하는 가맹점 이름도 눈에 띄고 있다. ‘할인’이나 ‘창고’, ‘부페’ 등의 이름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그 예다. 실제 할인 키워드는 ‘아이스크림 할인점’ 등으로 쓰이면서 155위→76위→72위로 뛰어올랐다. ‘육창고’ ‘청춘창고’ 등처럼 창고 키워드도 873위→791위→710위로 오름세다. 같은 가격이면 많은 양을 사려는 가용비 차원에서 양을 강조한 ‘무한’이라는 키워드도 최근 주춤해졌지만, 859위→581위→793위로 1분기(1~3월)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핫도그 등 특정 업종을 뜻하는 키워드는 아니지만 추억을 소환하는 가맹점 이름도 부상중이다. 1970년대 포장마차를 실내에 옮겨놓은 ‘포차(33위→20위→14위)’와 장사하는 상인들의 가계를 뜻하는 ‘상회’(78위→82위→76위)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풋풋했던 젊은 시절을 뜻하는 ‘청춘’(509위→209위→194위)이라는 명칭이 급증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