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유럽은 서민금융의 천국이다. 저축은행과 협동조합은행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관은 지역과 밀착해 자영업자나 지역민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중에서도 서민금융회사가 가장 골고루 발달한 곳은 독일이다. 상업은행과 저축은행·협동조합이 비교적 균등한 점유율을 보이고, 업무범위나 건전성 규제도 비슷한 수준이다. 독일의 저축은행이나 협동조합은 지역주의 원칙을 고수하고 과도한 자산확대를 지양하는 게 특징이다. 영업구역을 제한하고 지역사회에 이익의 10%를 기부하는 경우가 많다.
도이체방크의 월별 보고서에서 2014년 말 기준 독일 전체 은행에서 저축은행과 협동조합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1.1%와 16.8%에 달한다.
프랑스는 3대 협동조합(CA·CM·BP)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들은 자영업자나 가계대출 중심으로 운영하는데, 모두 지역은행의 네트워크와 강력한 중앙은행으로 구성됐다.
한때 저축은행의 천국이었던 미국에서는 규제 완화 바람이 불면서 인수·합병을 허용힌 뒤 위험자산에 투자하다가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파산사태가 벌어졌다. 1960년만 해도 저축은행 비중은 전체 금융권의 16%를 차지했지만 2008년 이후 2% 수준에 불과하다. 협동조합도 소규모로 운영하고 시장 점유율도 낮은 편이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소비자 만족도 부문에서는 1위를 기록해 덩치만 큰 대형 상업은행보다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요 선진국의 서민금융은 빈곤층에 소액대출, 교육·훈련, 컨설팅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이들의 자활을 촉진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빈곤층의 재산 형상과 리스크 헤지 등을 돕기 위해 저축·송금·보험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형태의 마이크로파이낸스의 개념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저축은행·농협과 신협·새마을금고가 서민금융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역할은 제한적이다. 최근 들어 주택이나 토지담보 대출 위주로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담보에 의존한 영업행태를 유지하면서 서민신용대출 기능은 취약한 편이다. 일부는 대부업체와 같이 고금리 신용대출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이러면서 취약차주의 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져 위기가 닥치면 건전성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크다. 실제 저축은행은 부동산 호황기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눈을 돌렸다가 여러 곳이 문을 닫고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기까지 했다. 결국 지역 밀착화를 통해 서민금융회사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서민금융시장에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