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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 WSF ④]"코딩은 ‘제2의 읽기·쓰기’…e스토니아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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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17.06.05 06:43:51

투마스 헨드릭 일베스 에스토니아 전 대통령 인터뷰
"IT에 대한 회의적 시각 있지만 리더의 민주적인 설득 필요"
이데일리 제8회 세계전략포럼 기조 연사로 참석

투마스 헨드릭 일베스 에스토니아 전 대통령은 인구 126만명에 불과한 발트해의 소국 에스토니아를 IT 강국으로 이끈 지도자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속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5세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진행하는 에스토니아의 사례처럼 미래 세대에서 ‘코딩 교육’은 제2의 읽기 쓰기 기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투마스 헨드릭 일베스 에스토니아 전 대통령 제공)
[이데일리 김정유·정병묵 기자] 인구 126만명에 불과한 발트해의 소국 에스토니아. 1991년 소비에트연방(소련)에서 독립할 당시만 해도 전화 보급률이 인구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나라가 이젠 ‘e스토니아’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의 IT강국이 됐다. 5세때부터 코딩(coding) 교육을 실시 하는 등 조기 IT교육으로 정보화 강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에스토니아를 이끌었던 투마스 헨드릭 일베스 전 대통령이 오는 12일 이데일리 제8회 세계전략포럼 참석을 앞두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속 교육과 관련 정책의 방향에 대해 미리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코딩 또는 프로그래밍은 제2의 읽기·쓰기 기술이나 다름없습니다. 과거에는 문맹자가 큰 핸디캡이었습니다. 미래 세대에서는 컴퓨터를 프로그래밍하는 기술을 기본으로 여길 겁니다.”

일베스 전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속 교육의 핵심을 코딩으로 꼽았다. 코딩은 C언어, 자바, 파이선 등과 같은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코딩은 논리력,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키울 수 있는 교육 방안으로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분석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중요한 대다수의 분야들이 소프트웨어(SW)를 통해 구현되는 만큼 코딩은 필수 교육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1992년부터 코딩 교육을 도입, 모든 초·중·고 학생들에게 로보틱스, 코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3D설계, 멀티미디어 등 5개 분야 가운데 4개를 선택해 가르치고 있다. 도입 초창기에는 다소 저항이 있었지만 이제는 사회 전반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는 평가다.

일베스 전 대통령은 “학교의 코딩 교육 과정 도입 당시인 20년 전만 해도 상당한 저항이 있었다”면서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업체 스카이프가 등장하는 등 IT업계에서 젊은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점차 IT기술을 유용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IT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지면서 코딩 교육에 대한 기존의 저항이 차츰 사라졌고 결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작은 단순한 코딩 교육 도입이었지만 이를 기반으로 한 에스토니아의 IT국가로의 변신은 급속도로 이뤄졌다. 실제 에스토니아는 지난 2월 세계 최대 모바일박람회 ‘MWC 2017’에 참가해 디지털 영주권 ‘e-레지던시(Residency)’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일베스 전 대통령은 “디지털 영주권 프로젝트와 관련해 점점 더 많은 국민이 동참하고 있다”며 “은행에 직접 찾아가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 등의 법률·절차적 문제도 해결했다.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에스토니아의 IT 경쟁력을 정부가 인프라 측면에서 보조를 맞춰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베스 전 대통령이 이같이 에스토니아의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었던 배경에는 본인이 과거에 느꼈던 경험들도 한 몫을 했다. 국가 정책 전반의 방향을 설정하는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일베스 전 대통령의 과거의 경험은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49년 전에 프로그램 컴퓨터 기본 언어를 익혔다”며 “이런 경험은 이후 내가 코딩 교육은 물론 IT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자 에스토니아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디지털화에 주력할 수 있도록 힘쓰게 한 숨은 동기였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의 디지털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른 국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은 국가와 기업들에게 전면적인 변화를 요구할 것이고 이에 따른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런 상황일수록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대해 일베스 전 대통령은 “(국가 지도자나 리더들이) 자유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아직까지 소수의 정책 입안자, 입법자, 규제 담당자들이 IT와 과학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거나 구시대적 태도를 갖고 있는데 민주주의 절차를 통해 이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일베스 전 대통령은 한국과의 국교 증진·협력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일베스 전 대통령은 “양 정부의 대표단 방문을 포함한 쌍방 방문이 더 활성화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에스토니아가 디지털 영주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해서도 한국에서 어떻게 진행 시킬지 고민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마스 헨드릭 일베스 에스토니아 전 대통령은?

에스토니아는 국민 99%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고 전국에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될 정도로 IT 인프라가 발전한 국가다. 2006년 취임한 투마스 헨드릭 일베스 에스토니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에스토니아를 IT강국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에는 세계 최초로 전자 투표를 시행하고 어려서부터 양질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IT 중심으로 전환했다. 일베스 전 대통령의 강력한 IT 인프라 육성 정책에 힘입어 에스토니아는 2000년대 초반 4000달러에 그쳤던 1인당 GDP를 지난해 1만 8000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일베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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