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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출판계에 과학교양서적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인터스텔라’를 비롯해 ‘그레비티’와 ‘마션’ 등 실제 과학이론에 근거한 할리우드 영화가 흥행을 하고 올해 초 바둑기사 이세돌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대결 등이 화제에 오르면서 달라진 추세다. 이는 실생활에 밀접하게 자리잡은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방증으로 보인다.
△ 과학서적 판매량 작년 대비 18.9%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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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예스24 과학분야 MD는 “영화 ‘인터스텔라’ 흥행과 인공지능과 인간의 바둑대결을 비롯해 중력파 검출 등 과학을 기반으로 한 현상이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지난 몇년간 이어진 인문학 열풍을 과학이 대신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MD에 따르면 최근 과학도서의 판매량 상승에는 ‘코스모스’와 ‘이기적 유전자’ 등 스테디셀러의 판매가 줄어들지 않는 기반에 정재승·김대식·김범준·김상욱 등 국내 새로운 과학자의 저술이 독자의 호평을 받은 게 큰 영향을 미쳤다.
△ “과학이 사회변화”…국내 저자 저술능력도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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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그동안 인문학에서 답을 구해왔던 사회문제가 최근 뇌과학 등의 발달로 새로운 영역에서 해답을 찾으면서 과학책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 대표는 “여기에 국내 40∼50대 소장 과학자의 글쓰기 능력이 향상된 것도 도움이 됐다”며 “외국의 과학교양서적을 번역해 출판했던 과거와 달리 한글을 자유롭게 쓰는 과학자들이 SNS 등을 통해 독자와 직접 소통하며 과학의 대중화에 나선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월 ‘김상욱의 과학공부’(동아시아)를 출간한 김상욱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독자와 직접 교류하며 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김상욱의 과학공부’는 출간 이후 두 달여 만에 1만여권이 팔리며 과학교양서적의 스테디셀러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도서전 주제도 ‘과학’…대중화 반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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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와우책문화예술센터 팀장은 “올해 초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 이후 ‘인간과 인공지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번 페스티벌에선 정재승·이명현·김상욱·장대익·남영 등 과학자·과학서적 저자들과 함께 각각 ‘인공지능’ ‘우주탐사’ ‘물리학과 인문학’ ‘진화학’ ‘과학사’ 등의 대중강연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출판사 민음사는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타계 20주기를 맞아 오는 30일부터 12월 20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벙커1에서 과학강좌 ‘칼 세이건 살롱’을 개최한다. 민음사 측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국내서 2004년 1쇄 이후 30여만부가 팔렸고 현재도 꾸준히 나가고 있다”며 “지난해 열었던 ‘칼 세이건 살롱’ 때 신청자가 모집인원의 두 배를 넘을 만큼 인기가 있어 올해는 행사의 규모를 더욱 확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