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하 여직원 집적대는 공직사회 상사들

논설 위원I 2016.08.25 06:00:00
군 검찰은 최근 경기 지역 국군병원의 윤모 중령을 부하 여군을 추행한 혐의로 기소했다. 병원장인 김모 중령도 여군 대위를 성희롱한 사실이 밝혀져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군은 성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일벌백계 방침으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성폭력 사건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무엇인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

문제는 군 조직뿐 아니라 경찰, 공무원, 교사 등 전체 공직사회에서 성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의 학교전담 경찰관 2명이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충격적 사건이 일어난 게 불과 두 달 전이다. 이번에는 경기 어느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과장이 강제추행 혐의로 붙잡혔다. 사건 관계자와 성접촉을 하거나 동료 여경을 성추행한 혐의다. 성범죄 담당부서 책임자가 직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사진=뉴시스
일반 공무원이나 교육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성추행한 뒤 돈으로 입막음하려던 경기 포천시장이 최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됨으로써 시장직을 잃었다. 노래방에서 학부모를 추행한 50대 교장, 자기가 지도하는 여학생을 성추행한 중학교 미술교사와 초등학교 체육교사 등등. 하루가 멀다 하고 군과 경찰, 학교 등에서 성추문이 불거져 나오는 게 현실이다. 피해자들에게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 수치다.

공직사회의 성범죄는 최근 3년 새 26%나 증가했다. 무엇보다 솜방망이 처벌 탓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말로는 ‘무관용 원칙’을 강조하지만 은연 중 제 식구 감싸는 온정주의가 작용하면서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군내에서 성추행 논란이 제기되더라도 정작 처벌까지 이르는 경우는 5%에 불과하며, 성범죄로 징계 받은 교사의 절반이 애초 근무하던 학교에 그대로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의 성추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공직사회에서까지 추접스런 성폭력사건이 잇따르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국민의 불신이 더 커지기 전에 성범죄가 확인되면 즉각 퇴출시키는 등 말 그대로 엄단해야 한다. 성폭력의 싹을 자른다는 인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공직사회에 만연한 못된 손버릇을 그냥 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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