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만 끝나라" 檢 기업인 줄소환 예고

민재용 기자I 2016.04.12 06:30:00

檢, 가습기 사고 관련 관계자 대대적 소환 예정
폭스바겐 연비 조작·광고업계 뒷돈 거래도 수사 확대
부패범죄특수단도 수사 대상 선별에 분주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4·13 총선이 끝난 뒤 그동안 미뤄왔던 기업들을 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검찰은 총선 정국아래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주요 기업인 소환 등 정치적 이슈가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시기를 조율해 왔다.

◇ 총선 후 재계인사 소환 줄 이을 듯

11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은 총선이 끝난 이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건에 관계된 재계 인사들을 집중 소환할 계획이다.

소환대상에는 영국계 살균 가습기 제조사 옥시레킷벤키저 관계자 뿐 아니라, 제조사와 협업을 통해 자체 브랜드(PB)로 가습기를 만들어 판매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유통업계 관계자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현재 검찰은 시중에 판매된 살균 가습기 가운데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옥시레킷벤키저)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롯데마트 PB)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홈플러스 PB) △세퓨 가습기 살균제(버터플라이이펙트) 등 4개 제품이 폐 손상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검찰은 소환에 대비해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전 OCI 부회장), 노병용 전 롯데마트 사장(현 롯데물산 대표),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 등 이들 제품 제조와 연관된 관계자들을 이미 출국금지조치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제까지 살균 가습기와 폐 손상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면 이제 제조사의 책임 규명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라며 “출국금지 조치는 이후 있을 소환에 대비한 사전 조치적 성격”이라고 말했다.

배기가스 조작 의혹과 변속기 허위 신고 사건에 연루된 수입차업계도 불안해 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두차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본사와 임직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데로 요하네스 타머 사장 등 핵심 임원들을 소환해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허위 신고 후 다른 변속기가 장착된 자동차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하네스 타머(왼쪽)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 총괄 대표와 세드릭 주흐넬(오른쪽) 아우디 코리아 신임 사장
◇ ‘정치의 계절 끝났다’ 부패범죄수사단 기지개

광고업계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다. KT&G 임직원들이 광고대행사와 뒷돈 거래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밝혀지면서 검찰수사가 언제 업계를 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검찰은 KT&G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면서 광고대행사 업체들이 관행적으로 뒷돈 거래를 해왔다고 보고 광고업계 전반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KT&G와 광고대행 업체의 뒷돈 거래가 특수한 사례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이런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등 공직사회는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수단)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직사회 등 사회 거악 척결을 목표로 특수단이 출범한 지 두달이 지난데다가, 총선 이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단도 내부적으로 수사 대상을 물색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다만 총선이후 구체적 수사 대상을 내놓을 거라는 외부의 시각에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수단 관계자는 “특수단이 총선 이후 수사 대상을 내놓겠다고 언급한 적은 한 차례도 없다”며 “시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수사 결과가 중요한 만큼 공직사회뿐 아니라 재계 등 우리 사회 전반을 대상으로 신중하게 수사 대상을 선별해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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