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자의 비교체험]머리 안감았을 때 SOS..드라이 샴푸

염지현 기자I 2015.11.15 06:00:00

물 없이도 머리 감는 효과 주는 ''드라이 샴푸''
전분 성분이 기름기 흡착..편하지만 단점도 多
흰 가루 내려앉아 외출시 주의..오래되면 무거워

물 없이도 머리를 감은 것 같은 효과를 주는 드라이 샴푸.(왼쪽부터)바티스트 드라이 샴푸와 헤어커투어 드라이 샴푸.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추운 겨울, 아침에 일어나서 강한 유혹을 느끼는 때입니다. 머리를 감을까 말까. 특히 전날 과음을 했거나 날이 유독 쌀쌀할 때는 세수만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요. 이런 날 구원투수로 등장한 혁신적인 제품이 있습니다. 바로 ‘드라이 샴푸’입니다.

스프레이 형식과 거품 타임이 있는데 물 없이도 머리에 한 번만 뿌리면 떡진 머리가 보송보송해지죠. 영국, 미국에선 상당히 대중적으로 쓰이는 제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연예인들이 장시간 비행을 하고 공항에 나오기 전 뿌려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두 제품 ‘헤어커투어 드라이 샴푸 레즐리 핑크’(150ml, 9000원)과 ‘바티스트 드라이샴푸 플로랄&플리티 블러쉬’(50ml, 7500원)를 비교해볼까 합니다.

드라이 샴푸를 뿌리기 전(왼쪽)과 뿌린 후. 기름기를 잡아주지만 하얀 가루가 쌓인 것을 볼 수 있다.
◇흰 가루 내려앉아 외출시 주의..오래되면 무거운 느낌

드라이 샴푸. 확실히 혁신적인 제품입니다. 물 없이 머리를 감는 효과를 주니까요. 비밀은 바로 전분에 있었습니다. 드라이 샴푸엔 베이비 파우더 같은 흰색 가루가 분사되는데요. 바로 쌀, 옥수수 등 식물성 전분입니다. 이 전분 가루가 머리의 기름을 흡착하는 원리죠. 떡진 머리에 뿌렸더니 놀랍게도 30초 후에 머리가 뽀송뽀송해지더군요.

특히 드라이 샴푸의 좋은 점은 머리를 안 감았을 때 특유의 냄새를 잡아주는 겁니다. 대부분의 드라이 샴푸가 향이 강합니다. 제가 사용한 두 제품도 인공적인 향이 강하게 나는데요. 호불호가 강한 향이지만 적어도 머리를 안 감았을 때 은근히 나는 머릿기름 냄새보다는 좋습니다.

그러나 편리한 만큼 제품의 단점도 적지 않았습니다. 우선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 명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절대 외출 ‘직전’에 뿌리면 안 된다는 겁니다. 저는 사전 정보가 없어 외부에서 드라이 샴푸를 뿌렸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흰머리가 난 것처럼 머리가 회색으로 변해 만나는 사람마다 깜짝 놀랐기 때문이죠. 전분가루로 추정되는 흰 가루가 먼지를 맞은 듯 머리 위에 뿌려져 있었습니다. 아무리 사용 설명서대로 20cm 떨어져 뿌리고 두피를 마사지하듯이 문질러줘도 이 먼지
드라이 샴푸의 전분 가루.
느낌은 여전했습니다. 심지어 헤어커투어 제품은 2시간 동안이나 가루가 없어지지 않더군요. 그나마 바티스트 제품은 빠르면 15분에서 1시간 내에 먼지 느낌이 사라졌습니다.

◇드라이 샴푸는 임시방편..5시간 후 결국 제자리

또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결국 드라이 샴푸도 임시방편이라는 겁니다. 5시간 정도 지나면 머리가 더 무거워집니다. 또 머리를 안 감았을 때 갈라지는 느낌은 드라이 샴푸로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물과 함께 샴푸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성분은 스프레이 제품인만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합성 물질이 포함됐습니다. 분사제에 들어가는 부탄, 이소부탄을 비롯해 향료가 눈에 띄더군요. 특히 바티스트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고시한 알레르기 유발 성분인 제라니올도 포함되어 있더군요. 저는 두 제품을 쓰면서 인공적인 향 때문에 가끔 머리가 아플 때도 있었습니다.

드라이 샴푸, 임시방편에 불과하지만, 확실히 편리하고 혁신적인 제품임은 분명합니다. 불편한 지역으로 장거리 여행을 다녀오시거나 장시간 비행, 밤에 갑작스럽게 지인을 만날 때는 한번 써보세요. 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한번 샴푸하는 것을 권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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