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최근 유럽연합(EU)이 중동·인도산 항공유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우리나라 정유업계의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EU는 내년 1월부터 중동·인도에서 수입하는 항공유에 4.7%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동·인도는 당초 EU의 일반특혜관세제도(GSP) 대상에 포함돼 관세를 면제받았지만 이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춰 더이상 특혜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EU의 3대 항공유 수출국인 국내 정유업계가 특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 항공사의 운영비에서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해 2대 항공유 수출국에 관세를 매길 경우 상당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하루 평균 120만 배럴의 항공유를 소비했다. 원산지별 비중은 중동산 약 30%, 인도산 약 5% 정도다.
반면 국내산 항공유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관세를 면제받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정유업계는 작년 기준으로 항공유 18억9000달러어치(17%)를 유럽에 수출했다. 주요 수입국은 네덜란드, 영국, 핀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항공유 시장은 중동·인도산을 중심으로 돌아갔는데 이번 조치로 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국내 정유업계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동·인도산 항공유가 유럽 관세에 막혀 아시아 시장으로 노선을 변경할 경우 오히려 주력 시장을 뺏기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지리적 여건으로 인한 운송비 문제도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의 장애물로 작용한다. 유럽으로 항공유를 수출하기 위한 운송비는 중국의 2.5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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