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카드사들이 다음 달 각종 신용대출 금리와 유이자 할부 금리를 일제히 인하한다. 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 압박이 커질 것에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4월부터 카드론·현금 서비스·리볼빙 등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기로하고 인하 수준과 폭을 조정 중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최고 ㆍ최저금리뿐 아니라 전체적인 금리 구간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카드는 작년 말 카드론 최고금리를 0.8%포인트 인하한 바 있지만,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금리를 조정한 것은 작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현금서비스 최고 금리를 인하한 삼성카드도 추가 인하 가능한 부분을 찾아 내달께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비씨·하나SK카드 등도 카드론 등 신용대출 금리 인하를 실무차원에서 검토 중이다.
최근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중단 사태를 계기로 할부 금리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늘어남에 따라 유이자 할부 금리 인하도 잇따르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다음 달 유이자할부 금리를 전격 인하할 계획이다. 신한카드의 전체 할부 서비스 이용 고객 중 16~20%대 금리 적용 고객은 작년 말 기준 70%에 육박해 과도하게 금리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롯데카드도 오는 28일부터 할부 금리를 기존 9.9~21.9%에서 4.9~20.9%로 내린다. 최저 금리는 무려 5%포인트나 낮아졌다.
이번 카드사들의 금리 인하 조치는 금융당국의 직·간접적인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새 정부가 서민경제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작년 1조원 이상 순익을 낸 카드사들에 고통분담 차원에서 대출 금리를 낮출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다행히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많이 줄어들면서 이자를 내는 할부 시장의 전체적인 금리 수준을 낮출 수 있는 여력은 생겼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올해 수익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면서도 “현재는 눈치껏 신용대출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