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브리핑]영향력의 상관관계

이재헌 기자I 2012.02.09 08:29:00
[이데일리 이재헌 기자] 최근 채권시장을 움직인 요소를 꼽으면 외국인을 빼놓을 수가 없다. 언제나 영향력이 크긴 하지만 근래에는 좀 더 각별했다. 새해들어 강세를 노리고 있는데 외국인의 매수세가 잠잠해 불안감을 키웠다. 이후 위험자산이 조금 더 선호되는 환경이 마련되자 연일 대량으로 국채선물을 팔아 시장을 약세로 만들어 버렸다. 보합권으로 마무리 된다고 생각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매가 방향성을 정했다.

이제 외국인의 누적 국채선물 순매수 규모는 3만계약 초반대로 내려와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기 전 8월 초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가 얼마나 더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데일리폴에 따르면 국내전문가 18명은 전원 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수의 시장참가자들은 금통위의 경기판단이 이전보다 좋아지고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상 금통위의 채권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기존보다 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통화정책 당국자의 매파적인 발언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이 시시때때로 움직일 수 있다.

이에 따라 9일 채권시장은 금통위의 진행상황과 이에 대한 국내기관, 외국인의 반응에 따라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 간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에 금통위에 관심이 더 집중될 것이다.

간밤 뉴욕증시는 강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5.75포인트(0.04%) 상승한 1만2883.95로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0.22%, 0.41% 올랐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2bp 상승한 1.99%를 기록했다.

그리스 정치권의 긴축이행안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위험자산에 소폭 호재로 작용했다. 그리스는 현재 1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위해 재정지출 30억유로를 삭감하고 민간부문 최저임금을 20% 줄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긴축이행안의 통과로 구제금융이 이뤄지면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의 고비를 넘게 된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국채 손실탕감에 동참할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소식도 들리는 상황이다. 그리스 문제는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소로 남은 상태다.

미국에서는 3차 양적완화(QE3)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지시간으로 8일 샌프란시스코 교외에서열린 한 강연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 모멘텀을 잃거나 인플레이션율이 2% 아래에서 계속 머물 경우 연방준비제도(Fed)는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준이 추가로 모기지담보증권(MBS)를 직매입하는 것은 미국 경제를 부양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오전 9시부터 위기관리대책회의가 진행된다. 오후에는 KB·하나·신한금융지주의 실적발표가 이어진다. 경기도시공사는 본드웹 옥션시스템을 통해 3년 만기 무보증채 입찰에 나선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