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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브리핑)`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김경민 기자I 2009.12.08 08:05:47
[이데일리 김경민기자] 최근 증권사들이 내놓는 증시 전망을 보면 매우 엇갈리는 분위기다. 증권사마다 전망이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요즘은 단기전망까지도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연말랠리에 대해서도 그렇다. 올해 남은 거래일수는 오늘 8일을 포함해 16거래일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미니-연말랠리가 온다`와 `연말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로 나누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부장은 이에 대해 `이미 코스피지수가 최근 6일 연속 오르고 있지 않느냐. 올해 거래가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증시가 이렇게 잘 오르고 있는 것이 연말랠리 아니지 다른게 있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연말랠리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지금 상황을 보면 최근 증시 흐름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 증시 상황을 따져보면 그렇다. 코스피지수는 전날까지 6거래일 동안 7% 가까이 상승하면서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냈다. 당분간 60일 이동평균선이 강한 저항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전날 증시는 가뿐히 60일선에 올라 앉았고 1630선까지 뚫어냈다.

기업실적과 경제지표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미 상당히 증시에 반영됐다는 인식과 함께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이 상승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 상승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들이 오랜만에 시장을 주도하며 상승을 이끌고 있다.

또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달러강세에 대한 불안감도 지나치다는 인식이 증시에 더욱 힘을 보태고 있다.

양호한 미국 고용지표로 출구전략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실제로 지표 개선이 지속될지 여부를 먼저 점검해야 하는 만큼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 이르다는 전망이다. 이는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이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것임을 밝힌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일시적으로 달러-원 환율 하락을 둔화시킬 수 있는 재료인만큼 자동차나 IT와 같은 수출주가 다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외국인 매수세도 더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국내 소비가 살아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선진국의 경우 아직 소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 소비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

이는 지난달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동기대비 18.3%나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나타난다. 소비증가는 기업 순이익 증가로 직결되는 부분인만큼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부담스러운 점도 있다. 당장 6일 연속 상승으로 누적된 피로감이 증시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랠리 속에서도 거래는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두바이발 이전 상황과 다를 바 없다. 또 미국의 저금리 기조는 확인했지만 역풍이 예상된다는 버냉키 발언이 투자심리를 압박할 수도 있다.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지만 마냥 안심하기에도 이른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들이 사고 있는 IT와 자동차, 금융업종을 중심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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