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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반토막' 스페이스X, 4일 첫 실적발표 앞두고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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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8.04 01: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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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5000억달러 증발…공매도만 웃어
스타십·AI 컴퓨트 사업이 밸류 핵심 변수
엇갈린 목표주가…"경영진 자신감이 관건"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 두 달도 안 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날린 채 오는 4일(현지시간) 첫 분기 실적발표를 맞는다. CNBC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가는 지난 6월 12일 첫 거래 이후 5000억달러(약 715조4500억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잃었으며, 지난달 기록한 상장 후 고점 대비 50% 넘게 하락한 상태다. 4주 연속 주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AFP)
(사진=AFP)
CNBC는 2012년 페이스북 상장 이후 처음으로 대형 기업공개(IPO)가 이 정도 규모의 초기 실망감을 안긴 사례라고 짚었다. 다만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약 1000억달러였던 페이스북과 달리, 스페이스X가 잃은 시가총액 규모는 그 5배에 달한다고 비교했다.

밸류에이션 지지할 재무지표 부재

스페이스X의 현재 시가총액은 1조4000억달러 수준이다. CNBC에 따르면 후행 매출 기준 주가매출비율(PSR)은 70배대에 달하고, 분기마다 수십억달러의 현금을 소진하고 있으며 부채는 보유 현금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여기에 록업(보호예수) 물량이 조만간 순차적으로 풀리기 시작하면서 초기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 출회 우려도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공매도 세력은 이 하락장에서 이익을 챙기고 있다. S3파트너스의 매튜 언터먼 리서치 헤드는 “상장 후 첫 실적발표를 앞두고 대형주에서 이 정도로 공격적이고 빠르게 형성된 약세 포지션은 드물게 봤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공매도 세력은 상장 이후 지금까지 장부상 83억달러의 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뉴스트리트리서치의 벤 하우드 애널리스트는 최근 조정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봤다. 그는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은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라며 “성장 여력이 막대하고 스페이스X는 시장에서 가장 넓은 해자를 가진 기업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뉴스트리트는 상장 직전 목표주가 165달러로 커버리지를 개시한 바 있다. 스페이스X 주가는 지난달 31일 108.37달러에 마감했다.

밸류에이션의 열쇠는 스타십

스페이스X 강세론의 출발점은 차세대 로켓 ‘스타십’이다. 완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스타십이 성공하면 화물·인력의 우주 발사 비용을 낮춰 스타링크 위성망과 통신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통신 사업은 현재 스페이스X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부문이며, 팰컨 로켓이 이끌어온 발사 사업은 여전히 적자 상태다.

스페이스X는 IPO 투자설명서에서 “스타십이 완전 재사용성이나 신속한 재발사 능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발사당 비용 상승, 궤도 인공지능(AI) 컴퓨트 프로그램을 포함한 대규모 위성군 배치 지연, 매출 성장 둔화, 자본 소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스타십이 올해 하반기 중 궤도 화물 운송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스타십은 지난달 24일 텍사스주 스타베이스에서 13번째 시험비행을 마쳤다. 슈퍼헤비 부스터는 발사 약 2분 뒤 분리돼 멕시코만에 낙하했으나, 착륙 과정에서 엔진 재점화 시도 중 일부만 정상 점화되며 ‘경착륙’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스타인은 스타십 외에도 반도체 수급, 규제 절차, 컴퓨트 확보 능력을 스페이스X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꼽았다. 궤도 데이터센터 위성에 대규모 프로세서가 필요하고, 스타십 발사마다 미 연방항공청(FAA) 승인이 필요하며, 지난 2월 일론 머스크의 xAI와 합병한 이후 AI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려면 컴퓨트 확보 경쟁에서도 계속 앞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번스타인은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239달러를 유지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분기 실적 수치 자체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건은 경영진이 회사의 성장 경로에 대해 얼마나 자신감을 내비치는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팰컨9 로켓 발사 장면. (사진=스페이스X 엑스 계정)
팰컨9 로켓 발사 장면. (사진=스페이스X 엑스 계정)
AI 사업 확장과 논란

앞서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잇달아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AI 지출 규모에 쏠렸다. 스페이스X 역시 600억달러 규모로 인수를 추진 중인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의 진행 상황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CNBC에 따르면 이 거래는 규제 승인을 거쳐 3분기 중 공식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의 AI 챗봇 ‘그록(Grok)’은 미 국방부와의 대형 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지만, 이미지 편집 기능이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유포에 악용되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조사와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오픈AI, 앤스로픽 등 경쟁사 대비 AI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스페이스X는 데이터센터의 잉여 컴퓨트 용량을 임대해 수익을 창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상장 직전에는 구글과 월 9억2000만달러 규모의 AI 컴퓨트 제공 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앞서 앤스로픽은 테네시주 멤피스 소재 ‘콜로서스1’ 데이터센터의 전체 용량을 사용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리플렉션AI와도 별도의 컴퓨트 제공 계약을 맺은 상태다. 캔터피츠제럴드는 이 같은 신규 수익원을 근거로 목표주가 246달러를 제시했다.

월가 전망 엇갈려

4일 스페이스X 실적발표를 앞두고 월가의 시각은 엇갈렸다. 도이체방크는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255달러를 유지했다. 에디슨 유 애널리스트는 “13차 스타십 시험비행에서의 진전을 감안할 때, 다음 발사 일정과 2단(십) 타워 캐치 재시도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매출 66억7000만달러,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21억6000만달러를 전망했다.

RBC는 ‘아웃퍼폼’ 의견과 목표주가 225달러를 유지했으나, 켄 허버트 애널리스트는 “록업 해제가 상당한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의 더글러스 하니드 애널리스트는 단계적 록업 해제로 연말까지 유통주식 비율이 최대 4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회사는 ‘꿈’이 어떻게 현실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며 “단기 실적 수치나 스타링크의 성과도 흥미롭겠지만,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좌우할 요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수스케하나인터내셔널그룹은 ‘중립’ 의견과 목표주가 170달러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찰스 미네르비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이 자리잡으려면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발사서비스 매출 추이(올해 1분기 3억3000만달러, 지난해 1분기 5억6600만달러)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사진=AFP)
스페이스X.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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