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서린상사는 아연뿐만 아니라 납, 알루미늄, 구리 등 다양한 비철금속 사업 분야로 유통 품목을 확대했다. 특히 고려아연뿐만 아니라 고려아연의 호주 아연제련소 썬메탈(SMC),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소재 자회사 케이잼, 영풍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그룹 계열사 수출 판매 및 물류 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고려아연 정관변경을 놓고 촉발된 양측 갈등이 심화하면서 고려아연의 경우 동업 관계를 청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자재 공동 구매 및 황산 처리 대행 계약을 잇따라 종료하는 것은 물론, 영풍그룹을 창업한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의 우호적 관계의 상징인 서린상사의 이사회 장악을 시도하며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서린상사의 경우 고려아연이 최대주주(49.97%)이지만 지난 2014년부터는 영풍의 창업주 3세인 장세환 대표가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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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서린상사는 그룹내에서도 알짜배기 자회사로 꼽힌다. 2013년 매출액 2883억원에 불과했던 서린상사는 2019년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5290억원, 영업이익은 17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우 서린상사를 통해 안정적인 해외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다. 서린상사는 현재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UAE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지난해 고려아연과 1964억원, 영풍과 309억원의 매입 거래를 나타냈다.
당초 고려아연과 영풍은 서린상사를 인적분할해 경영권을 분리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관련 논의는 무산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린상사는 사실상 비철금속에 특화된 무역상사로 40년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서린상사를 포기할 경우 해외 제품 판매에 있어 추가 비용이나 절차적 번거로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