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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은 전날 총 12시간 넘게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에게 인사 참사에 대한 사과를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한 장관은 “관리단은 자료를 기계적으로 수집해 전달할 뿐”이라는 기계적 답변으로 일관하며 단 1도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책임지겠다’던 과거의 자신감은 온데간데없고 ‘성공한 사람들은 대개 비슷한 문제가 나온다’는 궤변만 남았다.
인사 정보를 어떻게 수집했느냐는 추궁에도 “대상자의 검증 내용에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기계적 답변만 돌아왔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밀실인사’를 양지로 끌어올리겠다더니 장소만 삼청동 사무실로 바뀌고 밀실 음지에 박혀 있는 것은 지금도 여전한 모양새다.
한 장관의 억울한 심경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최종적 인사 결정 권한이 대통령실에 있다면 인사 실패 책임의 100%를 한 장관이 짊어지는 건 부당하다. 그러나 관리단 신설을 밀어붙이며 ‘오롯이 제가 욕을 먹어야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이상, 그에 걸맞은 언행을 보이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다.
결국 한 장관은 유려한 언변으로 이번 국정감사를 무사히 넘겼지만 고위공직자 인사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고 확률론적으로 인사 실패는 머잖아 또 한 번 일어날 수밖에 없다. 책임 회피는 반드시 막다른 길에 봉착한다. 지금부터라도 실수와 책임을 겸허히 인정하고 국민에 고개를 숙이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라 외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