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전월말 대비 2.8% 하락하는 등 강세 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고, 무엇보다 원화와 높은 동조 현상을 보이는 위안화 및 엔화와 뚜렷한 차별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12일) 전거래일 대비 3.2원 내린 1288.3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3월 23일(1278.3원) 이후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290원 밑으로 내려섰다.
박 연구원은 이같은 원·달러 환율 강세 요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감을 꼽았다.
그는 “금리인상 건너뛰기 논란은 잠재해 있지만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은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신용위기 등으로 재차 강세로 전환되었던 달러 흐름의 변곡점 역할을 할 전망”이라며 “무엇보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기대감이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자극하고 있음이 원화는 물론 주요국 통화의 강세 흐름을 견인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내적 요인도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중”이라며 “한-미간 정책금리 역전 폭 확대 우려 완화와 함께 국내 신용리스크 완화도 상대적 원화 약세 현상을 해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국내 펀더멘탈 개선 가능성과 달러 수급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사이클 개선 기대감과 더불어 수출 반등과 이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폭 축소 가능성이 원화 강세 재료”라며 “6월 1~10일까지 수출지표에서 모처럼 수출증가율이 전년동기 +1.2%의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미약하지만 수출 개선 시그널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해 6월 1~10일까지 대중국 수출증가율이 -10.9%로 수출 감소폭이 축소된 것도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달러 수급여건도 크게 개선됐다”며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5월 중 외국인의 국내 증권(채권+주식)투자 자금은 114억 3000만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관련통계가 발표된 2000년 이후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금융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유입뿐만 아니라 일부 그룹의 ‘자본 리쇼어링’ 현상도 달러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지난해 법인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해외에서 이미 과세된 배당금의 경우 배당금의 5%에 한해서만 국내서 과세를 하고 나머지는 과세가 면세되면서 주요 그룹의 배당금 역송금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원화 강세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의 불확실성 리스크가 잠재해 있지만 당사는 기존 전망처럼 원화의 완만한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6월 FOMC 회의 이후 달러 약세 폭 확대와 국내 수출 개선 및 외환 수급 호조가 원화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다만, 중국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위안화 약세 현상과 함께 엔 약세 현상이 원화 강세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화 강세에 기댄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상반기 중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달러화 기준 코스피지수와는 괴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따라서 하반기 국내 수출 경기의 본격적 회복과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된다면 외국인 자금의 증시 유입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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