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 기준) 이더리움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10.37% 하락한 1470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3%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이더리움의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전날 오후 4시경 이뤄진 이더리움 업그레이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에, 이더리움 하락은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작동방식을 변경하는 일명 ‘머지(The merge)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하기 위해 강력한 컴퓨터 연산 능력을 보유한 채굴자들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작업증명(PoW) 방식에서, 더 많은 코인을 보유한 검증자들에게 보상을 주는 지분증명(PoS)으로 바꿨다. 이로써 블록체인 채굴이 에너지난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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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투자 격언대로 움직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암호화폐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파생상품 거래소의 데이터를 보면 머지 업그레이드가 ‘뉴스에 팔아라’ 이벤트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그레이드에 대한 과도한 선전이 지난 7월 이더리움에 대한 낙관적인 감정을 일으킨 것으로 보이지만, 정교한 파생상품 거래자들은 업그레이드 후 이더리움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헤지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글래스노드는 “거래자들은 9월까지 이더리움 가격에 배팅하기 위해 콜옵션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데이터를 보면 ‘뉴스에 팔아라 이벤트’가 일어날 것이란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더리움 만큼은 아니지만 비트코인도 하락해, 2만 달러 선이 무너졌다. 현재 1만9800달러에서 거래 중이다.
이는 전반적인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며 인플레이션이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는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 포인트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과 커플링(동조화) 현상이 강해진 미국 뉴욕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15일(현지시간) 대형주 중심의 S&P 500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각각 전장보다 1.13%, 1.4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