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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발표 앞두고 빅테크주 폭락
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38% 하락한 3만3240.18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1% 내린 4175.20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3.95% 내린 1만2490.74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2020년 12월 14일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낙폭은 2020년 9월 8일 이후 거의 1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번달 들어서만 12% 이상 급락했고, 지난해 11월 단기 고점과 비교하면 23%가량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의 약세 국면이 전체 시장을 끌어내리고 있는 셈이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이날 3.15% 내렸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단박에 23.98% 폭등한 33.50을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 출발했고, 장중 내내 낙폭을 키웠다. 개장 전 나온 제너럴일렉트릭(GE)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월가 예상을 웃돌았다. 매출액은 170억 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망치(168억 5000만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 대란에 추후 실적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회사 측의 언급에 주가는 10.34% 폭락했다. 미국 배송업체 UPS 역시 실적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주가는 3.59% 빠졌다.
이번 어닝 시즌을 맞아 기업 실적은 호조에 기울어 있다. 그러나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가 반등을 이끄는 동력은 지난해보다 확연히 떨어져 있다. 인플레이션 급등 같은 거시 환경의 위협에 더 이목이 쏠리며 약세로 흐르는 분위기다.
이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구글 모회사) 주가는 각각 3.74%, 3.59% 빠졌다. CNBC는 “투자자들이 앞서 넷플릭스와 같은 더 많은 (매도세) 폭발을 우려하면서 (빅테크주의) 하락세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애플 (-3.73%), 아마존(-4.58%), 메타(페이스북 모회사·-3.23%) 등의 주가 역시 빠졌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12.18% 폭락했다. 머스크가 전날 트위터 인수 합의 공식화한 여파로 읽힌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250억달러 넘게 증발했다. 트위터 주가는 3.89% 하락했다.
특히 머스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465억달러의 인수 자금 조달 방안을 신고했는데, 이 중 255억달러(테슬라 주식 담보대출 125억달러+기간대출 등 일반 대출 130억달러)를 은행에서 빌리기로 했고 나머지 210억달러는 아직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지분 금융(equity financing)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210억달러를 모으기 위해 테슬라 주식을 팔아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공동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정도로 조달하기에는 큰 금액이라는 점에서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엑 수석전략가는 “경제 전반이 둔화하면서 펀더멘털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악화하기 시작하면 근래 몇 년간 강세를 보인 대형 기술주들이 무너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 우려 점증…금리 하락
경기 침체 우려는 여전하다. 중국 인민은행이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주요 도시를 계속 봉쇄할 경우 경기 둔화는 불가피하다.
시장금리는 이날 급락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724%까지 떨어졌다. 전거래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가량 급락한 수치다.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1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낙폭이 더 컸다. 장중 2.511%까지 떨어졌다.
전날 시장금리 하락은 빅테크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반등을 이끌었으나,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금리가 내리자 JP모건체이스(-2.94%), 뱅크오브아메리카(-2.25%), 웰스파고(-2.75%) 같은 주요 금융주 주가는 떨어졌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중국은 미국 기술 기업들의 큰 고객이고 반도체 업계는 그곳에서 많은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핵 전쟁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에 나와 “현재 핵 전쟁 위험은 실재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과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예상보다 전쟁이 장기화하자 핵 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20% 내린 1만3756.40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54% 하락한 6414.57에 장을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0.96% 내렸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만 0.08% 오른 7386.19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모처럼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2% 오른 배럴당 101.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을 지원을 거론하면서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약화했고, 국제유가는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