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메리츠증권은 소비자신뢰지수를 예로 들어 소비 부진이 경기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4일 메리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학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한 3월 소비자신뢰지수(속보치)는 59.7로 2월 확정치 62.8에서 3.1포인트 하락했다. 시장 기대치 61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데이터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8년 이후 60을 하회했던 적은 1980년, 2008년, 2011년으로,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있었던 2011년을 제외하면 나머지 사례는 유가 상승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실제 소비감소로 이어져 경기 침체를 부각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소비심리 위축이 시차를 두고 소비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1980년에는 2차 석유 파동이 소비 감소와 경기 침체를 유발했고, 2008년 금융위기에도 높은 유가가 소비심리 위축을 심화시켰다. 1990년 침체 때에도 걸프전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나타난 소비심리 위축이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소비심리 위축을 심화시킨 원인은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있었다. 3월 미시건대 서베이 중 1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는 8.0%로 1981년 이후 가장 높게 조사됐다.
황 연구원은 “일단 높은 인플레이션이 형성돼 있는 데다 장단기 인플레이션 기대 괴리가 심화(5년 후 인플레 기대 3.9%)되며 더 나중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현재 소비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인플레 서베이 데이터 편차 확대, 인플레이션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도 소비심리 위축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가격 압력은 에너지와 내구재에서 확대됐다. 1년 이후 휘발유 가격 상승 기대는 데이터 집계(1982년) 이후 가장 높게 조사됐다. 대형 가전/자동차 구매 여건 서베이는 데이터 집계 이후 가장 악화되고 있는데, 주요 원인은 가격 자체에 대한 부담이었다.
황 연구원은 “향후 관건은 민간 소비여력이 지지되는지 여부”라면서 “3월 16일 발표 예정인 2월 소매판매 데이터에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임금 상승 압력이 기업들의 비용부담에 2월에는 부진했으나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