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학력저하 수치로 확인…2학기부터 초중고 전면 등교(종합)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권 이상의 학생 비율은 감소하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늘었다.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학부모들의 학습결손 걱정이 수치로도 확인된 셈이다. 교육부는 이런 우려를 덜기 위해 2학기부터는 초중고 학생들의 전면 등교를 추진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및 학습 지원을 위한 대응 전략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3·고2 기초학력 미달 학생 늘어

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는 학생들의 등교수업이 왜 필요한지를 수치로 보여준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인 2017년부터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전환했으며 전체 중3·고2 학생의 3%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학생 2만1179명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으며 평가 결과는 △우수(4수준) △보통학력(3수준) △기초학력(2수준) △기초학력 미달(1수준) 등 4단계로 구분했다.

평가 결과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중학교 국어·영어, 고등학교 국어에서 감소했다. 중3의 경우 전년도(2019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 82.9%, 영어 72.6%였지만 지난해에는 75.4%, 63.9%로 각각 7.5%포인트, 8.7%포인트 하락했다. 고등학교 국어도 같은 기간 77.5%에서 69.8%로 7.7%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초학력 미달비율은 중학교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중3 국어의 경우 전년 4.1%에서 6.4%로, 영어는 3.3%에서 7.1%로 각각 2.3%포인트, 3.8%포인트 늘었다. 특히 고등학교 국어·수학·영어에서 모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했다. 국어는 4.0%에서 6.8%로, 수학은 9.0%에서 13.5%, 영어 3.6%에서 8.6%로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학생들의 학습결손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문제다. 이 때문에 교육부도 오는 2학기부터 초중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전면 등교를 준비 중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그간 교육청·학교별 진단평가에서도 학습결손과 학력저하 우려가 있었고 오늘 발표 결과에서 이런 우려가 확인됐다”고 했다.

교육부는 당장 등교수업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확대를 추진한다. 현재 수도권 학년별 등교비율은 초등학교 67.7%, 중학교 48.3%, 고교 67.2%로 중학교의 등교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교육부는 오는 14일부터 수도권 중학교를 대상으로 학내 밀집도 기준을 완화한다. 거리두기 2단계에서 학교 밀집도 제한을 기존 ‘3분의 1’에서 ‘3분의 2’로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행 거리두기 단계인 수도권 2단계에서도 중학교의 경우 전체 학생 중 3분의 2까지 등교가 가능해진다. 현재 1.5단계를 적용 중인 비수도권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고교까지 모두 80% 이상의 등교 비율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중학생 14일부터 등교 확대

현장실습이 불가피한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도 등교 유연화를 추진한다. 방역조치 강화를 전제로 거리두기 2단계까지 전면 등교를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학교방역점검 등 사전 준비를 거쳐 수도권 중학교 등교수업이 확대되는 오는 14일부터 본격 적용한다. 이어 교육부는 2학기 전면 등교를 위한 단계별 이행 방안을 이달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학교 발 집단감염이 간간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서울 강북구 소재 한 고교에서 학생 확진자가 30명을 넘어서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유 부총리도 이날 브리핑에서 “학교 감염과 관련해 현재 심층적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학내 감염경로·원인을 분석해 2학기 전면 등교를 앞두고 보완책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력평가도 확대한다. 내년 9월부터 원하는 학교는 자율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이는 중3·고2 학생의 3%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현행 학업성취도 평가를 유지하면서도 표집평가가 갖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내년 9월 자율 평가 대상은 기존 중3과 고2를 포함해 초등학교 6학년까지 확대된다. 이어 2024년까지 초3~고2까지의 범위에서 평가대상 학년을 연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율 평가에 참여할 학교가 어느 정도인지는 내년 초 실시할 수요조사를 통해 파악하겠다”라며 “교육부도 학습결손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교육청과 같이 이 부분을 보완하는 종합대책을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학교별 자율 학력 평가 연차별 확대 방안(자료: 교육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