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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자산 괴리 더 벌어졌다…커지는 증시 버블 우려

이윤화 기자I 2021.01.28 00:00:00

지난해 125% 돌파 ''버핏지수'' 일주일째 130%대
버블에 대한 선제 판단 어렵지만 괴리 우려 커져
한은, 지난해 명목 GDP 1.1%→0%로 하향 전망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코로나19 여파에도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선방했지만 여전히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 대비 주가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버핏지수 추이. (자료=NICE신용평가)
증시 과열을 판단하는 지표인 ‘버핏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경제 봉쇄로 GDP가 줄어든 상태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려 버핏 지수가 급상승했다. 버핏지수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체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기준 버핏지수는 125%를 돌파한 뒤 최근 일주일간 130%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 통게청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은 2152조, 코스닥은 395조원 수준으로 이 둘의 합을 지난해 GDP 규모(약1831조원)로 나눠 계산하면 버핏지수는 139%로 추산된다. 버핏지수는 70~80%는 저평가, 100% 이상이면 버블로 판단한다. 특히 115% 이상이면 상당히 과대평가 된 것으로 본다,

NICE신용평가는 실물경제와 주가지수 간 괴리가 지나치게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상무는 27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NICE신평 공동 온라인 세미나에 참석해 “지난해 버핏지수는 12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실물경제와 주가지수 간 괴리가 매우 커졌다”며 “올해 증권사들이 대체로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나 괴리가 지나치게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2366조원까지 증가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서도 코스닥과 코스피 지수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신고점을 기록하는 중이다. 반면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명목 GDP는 코로나19 장기화 탓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해 명목 GDP 성장률이 1.1%에서 0%대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경제성장과 무관하게 유동성의 힘으로 급등한 만큼 주가지수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 2010년, 2017년 버핏지수가 100%에 근접한 다음해 주가지수는 크게 하락한바 있다.

이혁준 상무는 “사상 최저금리와 최대 유동성이 주가지수와 주식거래량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호실적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주가지수가 언제 급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 증시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황세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버핏 지수 자체로 증시 과열이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GDP는 제자리걸음하거나 살짝 하락할 것으로 보이고 증시 상승은 지속되기 때문에 버핏 지수 자체가 오르는 것은 증시 과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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