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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정보 제공업체를 운영하는 B씨. B씨는 회원등급이 높을수록 고급정보를 제공한다며 고액의 월회비 결제를 유도해 현금 매출을 일으켰다. 미성년인 자녀에 대해선 B씨의 회사에서 일하는 것처럼 ‘유령 직원’을 만든 뒤 인건비를 지급했다. B씨는 이렇게 신고하지 않은 현금 매출과 가짜 인건비로 빼돌린 법인소득으로 서울의 고가 아파트를 구입했다. 국세청은 B씨에 대해 법인 수입금액 탈루, 가족명의 허위인건비 지급여부 확인과 부동산 취득자금 연계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소득이 거의 없는 20대 C씨. C씨는 수십억원대의 아파트를 취득하면서 아빠에게 이를 다시 임대해 얻은 전세보증금에 추가로 돈을 빌려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했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임대를 줬다는 해당 주택에서 함께 거주하고 있던 C씨. 실제 증여를 받은 것임에도 구입 자금을 빌린 것으로 꾸며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국토교통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에이 통보한 탈세의심자 자료를 분석해 C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7일 이같은 부동산 거래 관련 탈세 적발 사례와 함께 올해 세무조사 착수 대상을 공개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부동산 거래 관련 탈세혐의자 1543명을 조사해 1252억원을 추징하고 현재도 일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가 부동산 취득자금 출처와 부채 상환 과정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탈세혐의자를 포착해 모두 358명에 대해 새롭게 조사에 착수했다.
고가주택 취득과 분양권 거래 등에서 탈루혐의자 209명,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다주택 취득자 51명, 수입과 매출을 누락한 임대사업자와 중개업자 등 32명, 법인 소득으로 아파트 취득자금을 편법 증여한 사주일가 32명 등이 대상이다. 특히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다주택자가 가운데에는 최대 70채의 주택을 취득한 이도 포함됐다.
주택시장 과열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이 연초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변칙적인 탈루 대응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6.2를 나타냈다.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주택시장의 과열 현상이 꺾이지 않고 있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앞서 올해 부동산 거래 관련 탈루에 대한 엄정 대응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 청장은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취득자금 출처와 부채상환 등에 대한 검증을 강화해 변칙적 탈루에 빈틈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세청은 특히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과 아파트 가격 상승, 조정대상 지역 추가 지정 등에 따라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관계기관의 실거래 조사결과 탈세의심자료 통보 건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법 개정으로 법인이 주택 거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이면 거래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주택 거래에 대해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 한다. 또 자금조달계획 항목별 증명서류 제출 대상도 종전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을 거래하는 경우에서 투기과열지구 내 모든 주택 거래로 확대됐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서는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각각 20%, 30% 수준으로 제한되면서, 친인척간 차입을 가장한 편법 증여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게 국세청의 분석이다.
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부동산 등기 자료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 자료 등의 거래 자료, 관계기관의 탈세의심자료를 상시 분석해 자금출처 부족 등의 탈세혐의를 검증하고 각 지방청에 설치된 부동산거래 탈루대응 TF를 통해 신종 변칙 탈루 유형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세청이 조사 대상자 리스트를 갖고 있다가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의지에 호응해 연초부터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조달계획서 대상 확대 등에 따른 제도 변화로 전년에 비해 탈세 의심사례 등은 늘어날 수 있겠지만 이같은 조치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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