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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환매중단·원유대란…그늘도 깊었던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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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0.12.18 00:12:00

[2020년 증시 결산]
사모펀드 각종 부실, 신규설정액 반토막
‘곱버스’·원유 레버리지, 엇나간 베팅에 타격
상반기 개인 해외파생 8800억원 손실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코스피 사상 최고치 등 각종 기록을 새로 쓴 한 해였지만 사건사고도 함께 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자금이 마르면서 문제점이 드러난 사모펀드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맞았다. 극심한 변동성에 ‘곱버스’나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채권(ETN) 등 파생상품에 투자한 이들은 대거 손실을 입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사모펀드 추락에 신규 설정액 반토막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1월2일~12월17일) 신규 사모펀드 설정원본은 58조53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0조6288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에는 2016년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가 등을 돌렸다. 지난해 말 사모펀드 개인 투자자 판매잔고는 23조9226억원(5.87%)이었으나 10월 말 18조3041억원(4.30%) 수준으로 규모도, 비중도 축소됐다.

업계는 라임·옵티머스 등 환매중단 사태에서 원인을 찾는다. 이를 포함해 디스커버리, 알펜루트, 젠투, 팝펀딩, 헤리티지, 호주 부동산펀드 등 8월 말 기준 환매중단 펀드 규모만 6조589억원으로 파악됐다. 부실 운용, ‘깜깜이 투자’, 자산가치 하락 등 환매 중단 원인은 저마다 다르다.

펀드 만기나 구조가 제각각이고, 관계사의 이해관계 등으로 피해 구제도 투자자의 바람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 대상 펀드 분쟁민원도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펀드 유형 민원은 지난해 3분기까지 64건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 961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사모펀드 트라우마’는 업계로도 확산됐다. 수탁 수수료 대비 책임이 크다는 이유로 시중 은행이 사모펀드 수탁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곱버스’부터 원유까지, 파생 롤러코스터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지난 11월 이후 이날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8797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우(005935)(2조943억원)에 이은 순매수 2위에 해당한다.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별수익률을 음(陰)의 2배수로 추적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기초지수가 꾸준히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만큼 국내 증시가 고점을 찍었다는 판단에 하락에 베팅했지만 11월 한달 동안 해당 지수는 15.06% 올랐다. 덕분에 10월 말 종가 기준 4410원이었던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17일 2855원까지 하락했다. 10월 말 해당 ETF를 매수한 투자자라면 35.26% 손실을 봤다.

지난 4월 국제 유가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빠른 반등을 예상하고 레버리지 ETN에 개인 투자자가 뛰어든 것이다. 과열 현상에 지표가치와 시장 가격의 차이인 괴리율이 1000% 가까이 치솟았다. 괴리율로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됐고, 최근 서부텍사스(WTI)유가 배럴당 50달러를 넘볼 만큼 유가 회복 속도는 느렸다.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수익이 극대화되지만 원자재 특성상 변동성도 컸다. 덕분에 3월말 1780원에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을 사서 지금까지 쥐고 있다면 현재 가격은 75.28% 하락한 440원이다.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컸던 상반기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파생시장에 직접 투자해 88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투자자 보호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당국은 지난 5월에는 ETF·ETN, 지난 7월에는 파생결합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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