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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잡코리아 M&A 시동…취업·구직 빅데이터 가치는

김성훈 기자I 2020.11.10 01:10:00

코로나에 잠잠하던 잡코리아 매각 본격화
취업 채용포털 1위 사업자 빅데이터 강점
경력·수시채용 시장도 굳건…신사업 전망
희망 매각가 최고 8000억원…시장선 ''글쎄''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취업·구직 빅데이터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얼마나 될까…’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각 작업을 본격화한 온라인 채용정보 플랫폼 ‘잡코리아’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업계 1위 사업자 지위를 바탕으로 실제 매각에 나설 경우 원매자들로부터 어느 정도의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코로나에 미뤄졌던 잡코리아 매각 본격화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잡코리아를 보유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H&Q와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최근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를 대상으로 사전 마케팅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주 투자설명서(IM) 배포를 시작으로 태핑(수요조사) 작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연내 유력 원매자 선정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매각을 끝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H&Q는 2013년 11월 조성한 5642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펀드(케이에이치큐제삼호)를 통해 미국 몬스터월드와이드로부터 2013년과 2015년 잡코리아 지분 49.9%, 50.1%를 각각 사들이며 최대주주(지분 100% 보유)가 됐다. 당시 투자 규모는 총 20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당초 H&Q는 올해 2월부터 잡코리아 매각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M&A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외국계 원매자들의 실사·협의 작업에 걸림돌이 생기자 매각 작업을 미뤄왔다.

현재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하나금융투자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거래된 국내 기업 경영권 인수 거래액(잔금 납입 완료 기준)은 5조765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1~6월) 기업 경영권 인수 거래액(5조6086억원)과 비교하면 1분기 만에 상반기 전체 거래 규모를 앞지르며 강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잡코리아가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온라인 채용정보 시장점유율 40%를 확보한 업계 1위 사업자라는 점, 최근 몇년 새 중대형 PEF들이 성공적인 트랙레코드(성공사례)를 쌓은 IT사업군이라는 점 등이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방대한 취업 빅테이터 ‘강점’…희망가 매각은 ‘글쎄’

업계에서는 잡코리아가 소유한 ‘알바몬’을 알짜 매물로 꼽는 분위기다. 알바몬의 파트타임 채용 플랫폼 시장점유율(MS)이 60%에 육박하면서 잡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을 웃돌고 있어서다.

원매자들은 잡코리아가 구축한 취업·구직 관련 빅데이터에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취업자들의 선호 직종이나 산업군에 대한 핵심자료를 바탕으로 신사업에 접목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그리는 상황이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기업 공채중심의 취업 트렌드가 경력과 수시 채용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인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시장 지배력을 갖춘 잡코리아에 긍정적인 대목이다”며 “일반 제조업과 달리 케파(CAPA·생산능력) 증설 없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거나 증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소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매각가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잡코리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추정치인 400~450억원에 시장에서 책정한 업계 멀티플(12~16배)를 적용한 기업가치는 5800억~7800억원 수준이다. 이 가격대에 실제 매각이 이뤄지면 H&Q는 투자금액 대비 3~4배 가까운 수익률 ‘대박’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들어 채용·구직 시장에 입지를 넓히는 스타트업은 물론 헤드헌팅(전문인력 중개사업) 기반 온라인 플랫폼 대체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원하는 금액에 거래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반론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이다 보니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장점이다”면서도 “반대로 보면 시장에 등장할 경쟁자 내지는 대체재 경쟁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재 책정한 가격대에 최종 인수가 이뤄질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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