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기준 온라인 중고차 판매 업체 브룸(Vroom)은 49달러로 거래를 마쳐 지난달 9일 주당 22달러로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122.7%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경쟁업체 카바나(Carvana)도 올해 최저점인 지난 3월 19일 이후 이날까지 405.5% 상승하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장하고 있는 미국 내 가장 큰 중고차 거래 업체인 카맥스(Carmax)도 같은 기간 120.1%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중고차 매매 시장이 빠르게 회복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고차 가격 지수인 맨하임 인덱스(Manheim index)는 7월 중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 오른 155.9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4월 9.1% 하락해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의 낙폭을 보이기도 했지만 5월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2개월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서 발표하는 맨하임 인덱스는 구체적으로 어떤 차종이 많이 팔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반적인 추세를 아는데 도움이 되는 지수”라며 “코로나19 이후 대면에서 비대면으로의 매매 시장의 전환이 지수를 올리는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맥스의 CEO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6월 첫 2주간 전년 동기 대비 매매량이 10%가량 증가했고 이는 온라인을 통한 중고차 거래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데 기인한다고 언급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인 업체인 카맥스는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향을 통해 고가차량 위주로 실적을 내고 있다”며 “매장에 직접 가서 중고차를 사는 행위가 없어진 반면, 온라인에서 차를 선택해 중고차 업체가 직접 차를 집으로 배달해주는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전용 중고차거래 업체인 카바나나 브룸도 마찬가지로 이유로 성장하고 있다”며 “기존의 물리적 콘택트를 기반으로 이뤄지던 중고차 거래 형태가 본질적으로 바뀌고 있으며, 전체 시장을 키우고 있는 걸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 온라인 보험사 레모네이드, 보험금 지급에 ‘3초’
콘택트 업종의 성공적인 디지털화는 보험업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주당 29달러에 상장한 보험사 레모네이드(Lemonade, Inc.)는 24일 현재 77.97달러로 장을 마감해, 168.9%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대부분이 보험설계사를 통해 판매되는 미국 보험시장에서 레모네이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가입과 상품 구매, 청구를 모두 온라인화했다는 차별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전체 고객 중 70%가 35세 미만으로 구성돼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순자산이 증가함에 따라 필요한 보험상품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한 전략을 펴고 있기도 하다. 세입자 보험으로 확보한 고객들이 시간이 지나 주택보험으로 넘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식이다. 레모네이드는 세입자보험을 통해 들어온 젊은 고객이 주택보험으로 넘어가는 것을 ‘그래듀에이트(Graduate)’로 표현하는데, 현재 주택보험 가입자 중 그래듀에이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9.8%에 달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도 미국에서 이뤄지는 주택보험의 93%가 보험설계사를 통해 판매되는 시장에서 레모네이드는 보험과 기술을 병합해 보험산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평균적으로 13개 질문으로 가입이 완료되며 총 소요시간은 3분이 채 걸리지 않고, 청구 역시 신청 후 최소 3초 이내 보험금이 고객 계좌로 지급된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365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지만 CEO는 최근 ‘이미 예정된 일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향후 더 정교해질 기술력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레모네이드의 행보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