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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과 거래한 도이체방크, 1800억 벌금폭탄

이준기 기자I 2020.07.08 05:59:41

뉴욕주 금융당국 "중대한 규칙 위반"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성년 성착취 혐의로 수감 도중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 사교계의 거물 제프리 엡스타인과 거래한 것으로 드러난 도이체방크가 미 금융당국으로부터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 규모의 벌금 폭탄을 맞았다.

미 뉴욕주 금융서비스국은 7일(현지시간) 도이체방크와 이 같은 벌금 금액을 합의했다고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린다 레이스웰 뉴욕주 금융서비스국장은 “도이체방크는 엡스타인의 끔찍한 범죄 이력을 알면서도 변명의 여지 없이 수백만 달러의 의심스러운 거래를 감지하지도, 예방하지도 못했다”고 벌금 부과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엡스타인의 계좌 활동을 적절히 감독하지 않은 건 “중대한 규칙 위반”이라고도 했다.

엡스타인은 이미 10여 년 전 플로리다주에서 저지른 성착취로 인해 성범죄자 명단에 오른 상태였다. 그럼에도, 도이체방크는 공범과 피해자, 변호인 등에 대한 엡스타인의 송금 절차를 그대로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는 러시아 모델들에게 간 학비, 호텔, 주택 임대료 등도 포함됐다.

크리스티안 세빙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엡스타인을 고객으로 받아들인 것 자체가 결정적인 실수이자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플로리다 등에서 미성년자 20여 명과 성매매를 하는 등 수십 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체포돼 기소된 바 있다. 그러나 한 달 뒤 그는 수감 중이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사법당국은 극단적 선택으로 사건을 결론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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