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골프장 코스도 저작물"…무단 사용은 `부정경쟁행위`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골프장 코스도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받는 저작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코스를 무단으로 베껴 사용한 스크린 골프 업체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에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개막이 6월로 미뤄질 처지에 몰렸다. 작년 KB금융 리브챔피언십 경기 모습. 사진은 기자 내용과는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경기도 포천의 컨트리클럽 A사 등이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A사 등은 골프존이 무단으로 골프장 코스를 그대로 재현한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사용,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골프존 측은 해당 골프장들이 자연물에 약간의 변형을 가한 것에 불과해 저작물로 볼 수 없다며 반박했다.

1심은 골프장 코스가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단, 저작재산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의무를 인정했다. 다만 개별 골프장의 기여도는 30%로 제한해 14억2000만원만 배상하도록 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골프장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저작권은 A사 등 골프장이 아닌 골프 코스 설계자에게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배상책임의 근거를 저작권 침해가 아닌 부정경쟁행위로 판단해 3억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원심을 확정했다. 사업주의 저작권을 인정해 달라는 A사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골프장 코스는 저작물에 해당하나 설계자들로부터 저작권을 넘겨받았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