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대법원도 반대한 `최저임금에 주휴시간 포함` 강행하는 고용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박철근 기자I 2018.12.26 07:20:38

고용부 “주휴시간 포함, 행정해석·법원판례 불일치 해소"
최저임금 인상 겹쳐…자영업자·소상공인 타격 더 커져
최저임금 제도 개선 및 주휴수당 문제도 논의 필요

(자료= 고용노동부)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월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준수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시간당 임금 계산시 분자에 주휴수당은 넣더라도 분모에 주휴시간을 포함하지 말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결입니다. 지난 8월 입법예고 이후 부당함을 주장했지만 고용부의 이번 개정안은 법원의 판결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2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결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만 늘게 됐다고 푸념했다.

고용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약정휴일수당 및 시간은 제외키로 했지만 법정주휴수당과 시간은 기존 행정해석대로 포함키로 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주휴수당과 시간까지 최저임금에 포함할 경우 대기업보다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대법원 “주휴시간은 근로시간 아냐” vs 고용부 “주휴수당 포함하면 주휴시간도 포함해야”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 논란은 지난 7월 대법원의 판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법원은 노동자 월급을 시간단위 임금으로 환산할 때 소정근로시간(174시간=4.34×40)만으로 나눠야 한다고 판단했다. 주휴시간은 근로기준법상으로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 근로한 시간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고용부의 이번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시간당 임금을 계산할 때 임금(주휴수당 등 포함)을 소정근로시간(174시간=4.34×40)으로 나눠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과 달리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35시간=4.34×8)`으로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 1988년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주휴수당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대법원 판례도 같은 입장”이라며 “최저임금위원회도 최저임금 결정 시 209시간을 기준으로 한 월환산액을 병기하고 있어 209시간이 월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기준 시간이다. 주휴수당을 분자에 포함하기 때문에 분모에도 그에 상응하는 주휴시간을 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갑(가운데)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직후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주휴수당 포함시 최저임금 1만원 초과


재계와 소상공업계가 법정 주휴시간 및 수당의 최저임금 포함을 반대하는 이유는 인건비 부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공약을 내세운 뒤 올해와 내년도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아울러 근로시간에 주휴시간까지 합하면 분모가 커져 자칫 최저임금을 위반할 수 있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7530원을 받는 노동자 A씨(1일 8시간 근무)가 급여를 주급으로 받는다고 가정하면 A씨의 급여는 30만1200원(7530×8×5)가 아닌 주휴수당(6만240원)을 합한 36만1440원이 된다. 대법원 판례대로 A씨의 주급을 시간급으로 환산하면 9036원이 된다.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8350원)을 같은 식으로 계산하면 A씨가 받는 실제임금은 시간당 1만20원으로 사용자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재는 최저임금 산입 임금을 소정근로시간(주당 40시간)으로 나눠 시간당 최저임금으로 환산하고 있다”면서도 “정부의 개정령안이 적용되면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이 늘어나게 돼 결과적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은 낮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최저임금을 준수해 온 상당수의 사업장이 하루아침에 최저임금법 위반 사업장으로 전락하는 문제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제도개선 불가피…주휴수당 문제도 논의 필요

정부는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판단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 차례 밝혔다. 이에 따라 2020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에는 최저임금위원회 산하에 구간설정위원회를 만들어 상·하한선을 정한 뒤 그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업계가 폐지를 주장하는 주휴수당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주휴수당은 1953년 근로기준법을 제정하면서 도입한 것으로 산업현장에서는 주휴수당을 포함한 임금총액을 월급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주휴수당이 과거 낮은 임금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는 폐지하거나 수정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일을 만근(滿勤)한 근로자에게 지급토록 돼있다.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하루에 3시간만 근무하면 되는 셈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에 따라 주휴수당 지급기준을 주 40시간으로 상향조정하거나 폐지를 주장하는 입장이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