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의 전환을 통해 척박한 환경에서 성공을 이룬 배우 문소리와 이언희 감독. 두 사람은 2018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여성 영화인의 대표인물로 제7회 이데일리W페스타 특별세션2 ‘그 여자 배우, 그 여자 감독’에서 여성 영화인들이 느끼는 영화 속 여성상의 변화를 들려줄 예정이다
문소리는 앞서 배우 겸 감독으로 나서 화제가 됐다. ‘남들이 만든 길을 따르지 않는다’. 배우 생활 20년째에 접어든 문소리의 인생 신조다. 1999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으로 데뷔했다. 이 감독과 다시 호흡한 ‘오아시스’(2002)로 제59회 베니스영화제 신인배우상 등 그해 시상식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바람난 가족’(2003), ‘효자동 이발사’(2004),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등으로 흥행 배우로 거듭났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은 물론, 연극 무대까지 종횡무진하던 그는 ‘여배우’란 본인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았다. 지난해 본인이 직접 제작하고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 ‘여배우는 오늘도’를 통해 영화감독이란 두 번째 인생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배우이자 아내, 엄마의 고충을 유쾌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았다. 지난 9월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라이프’에선 대학병원 첫 여성신경외과센터장으로 분해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쳤다.
이언희는 대한민국 감독이다. ‘어깨너머의 연인’(2007) ‘미씽: 사라진 여자’(2016) 등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탐정: 리턴즈’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년, 404만 명)에 이어 역대 여성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 흥행 2위를 기록했다. ‘탐정: 리턴즈’는 추리소설 마니아 강대만(권상우 분)과 베테랑 형사 노태수(성동일 분)가 탐정사무소를 개업, 전직 사이버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 분)를 영입해 사건을 파헤치는 코믹범죄추리극이었다.
이언희 감독은 앞서 ‘미씽’으로 워킹맘과 다문화 가정 등 한국 사회의 이면을 살펴보는 섬세한 시선을 보여줬다. 이 감독에게 ‘탐정: 리턴즈’는 색다른 도전이었다. 이언희 감독은 인터뷰에서 “여성 감독에게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 상업영화를 함으로써 여성 감독에게 붙는 꼬리표에서 자유로워지고 ‘이 감독은 다양한 영화를 할 수 있구나’라는 믿음이 생기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객 2억 명 시대다. 오늘날 한국 영화시장은 양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이면에는 여전한 남녀 기회 불균등과 임금 차별 등이 존재한다. 영화 속에서 다뤄지는 여성상도 근래 들어 파격적 변화를 맡고 있다. ‘차이나타운’ ‘마녀’ 등 남성전유물로 여겨지던 장르물에서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또 ‘리틀 포레스트’에서 엄마와 딸이 세상의 왜곡된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자기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 호평을 받았다. “한국 사회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영화의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그 여성이 배우이기 때문에 하는 고민을 담아내고 싶다”는 문소리의 말처럼 이번 W페스타를 통해 관객과 깊이있는 고민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