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악재는 이미 반영된 것일까’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됐지만, 정작 주식시장은 이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부 은행들이 실적 예정치를 올려잡았다는 소식에 실적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9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1% 상승한 2만4776.59에 마감했다. 지난 5일부터 3거래일 연속 오른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나란히 0.88%씩 오른 2784.17과 7756.2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 두 강대국의 무역 마찰이 본격화되는 듯했지만, 투자자들은 이보다는 탄탄한 미국 경제에 더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예고됐던 관세 부과 외 추가 충돌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됐다.
이번 주 후반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은행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일부 은행들이 목표 실적을 상향 조정하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올해 순이익 목표치를 기존보다 4%나 올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 온기로 작용했다. 콘퍼런스보드는 6월 미국의 고용추세지수(ETI)가 108.94로 전월의 107.72보다 확장됐다고 발표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국의 5월 소비자신용(계절 조정치, 부동산 대출 제외)이 전달대비 245억6000만 달러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주 발표된 기대 이상의 고용지표도 경기 회복 자신감을 실어줬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21만3000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 밝혔다. 시장 예상치(19만5000명)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4.0%로 올랐지만, 오히려 시장은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고용시장 훈풍에 기존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됐던 60만1000명이 구직에 나선 데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증시가 오름세를 이어가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무역전쟁의 위험성을 무시하고 있다”며 “이번 증시 랠리가 마지막 만세(hurrah)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