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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5개구 조정지역 포함에도 투자 열기 후끈
부산 연지 꿈에그린 아파트를 포함해 올해 1분기 공급에 나선 72개 단지 중 청약경쟁률 상위 4개 단지가 부산에서 나왔다. ‘해운대구 롯데캐슬 스타’(57.9대 1), ‘부산 전포 유림노르웨이숲’(47.8대 1) 등이다. 이외 ‘명지국제신도시 사랑으로 부영’도 23.5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에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서울 송파구 오금지구에서 분양한 1단지가 5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청약경쟁률 상위권 단지에 들었다.
부산의 ‘나홀로’ 활황세는 지난해 발표된 ‘11·3 부동산 대책’의 핵심 규제를 비켜간 영향이 크다. 11·3 대책에 따라 부산 해운대·남·수영·동래·연제구 등 5곳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1순위 청약 요건이 까다로워졌다. 그러나 현행 주택법상 지방 민간택지의 경우 분양권 전매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다른 조정대상지역들과 달리 전매 제한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다. 주택법 64조는 수도권과 지방 공공택지, 투지과열지구에 한해 분양권 전매 제한을 규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분양권 웃돈을 노린 ‘단타 투기족’들이 부산으로 몰려들고 있다. 부산 명지동 M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산 아파트 청약자 10명 중 6~7명은 투자 목적으로 분양시장에 뛰어든다고 보면 된다”며 “지난해보다 부동산시장이 한풀 꺾였다고 해도 부산에서는 워낙 많은 투자자가 몰려 있어 이 같은 열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내 노후주택 비율이 높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도 부산 집값 상승을 부채질을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부산에서 20년 이상된 노후주택 비율은 46.9%에 달했다. 특히 30년 이상된 주택은 전체의 21.3%로 서울(13.4%)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올해 부산에서 재건축·재개발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만 2만3400여가구에 달할 정도로 주택 정비사업이 활성화하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에서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새 아파트가 기존 아파트 시세까지 밀어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산 전체 아파트값은 최근 1년새 4.67% 오르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전매 제한’ 담은 주택법 개정안 발의가 변수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정비사업 물량들도 줄줄이 분양 대기 중이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은 올 하반기 연제구 거제동 거제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4295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선보인다. 이 중 278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가 동래구 온천동 온천2구역을 재개발하는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도 하반기 분양 예정이다. 모두 3853가구로 일반분양 물량은 2490가구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부산도 전매 제한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커져 지금과 같은 청약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국토부는 지난달 ‘주거종합계획’을 통해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재편하기 위해 시장 상황에 따라 전매 제한이나 청약 요건 등을 지역별로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주택법 개정안을 상반기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이원욱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은 국토부와 협의해 마련된 것”이라며 “국토부도 이 안을 따라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에는 부산에도 전매 제한 규제가 적용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전매 제한 대상을 규정한 주택법 64조에서 ‘수도권의 지역으로서 공공택지 외의 택지’를 ‘공공택지 외의 택지’로 개정하는 안을 담은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만 “특별히 반대 의견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국 상황이 어수선해 정확히 시행 시점을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부산은 구도심 지역의 정비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발생하는 실수요와 수도권 조정지역을 피해 집중된 가수요가 섞여 상승 장세를 이끌고 있는 지역”이라며 “전매 제한 규제가 시작되면 청약경쟁률이 하락하는 등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