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도시락 한달새 216만개 불티
편의점 총 매출 전년보다 38% 뛰어
은퇴 후 ‘창업1순위’ 아이템으로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직장인 김윤호(32)씨는 평소 저녁 약속이 없을 땐 대부분 편의점에서 파는 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값이 싸기도 하지만 도시락 질도 한끼 해결하는데 크게 부족하지 않아서다. 김씨는 “음식을 만들려면 귀찮기도 하지만 재료비가 더 나가 잘 해먹지 않는다”며 “편의점 도시락은 값도 싸지만 맛도 괜찮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식당·옷가게 등 상당수 점포 자영업자들은 경영난에 허덕였지만 매출이 뛰어 함박웃음을 지은 곳이 있다. 바로 편의점 업계다. 본지가 신한카드와 지난해 주요 업종의 3년치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편의점의 매출 상승이 가장 두드러진다. 편의점은 1년 전보다 매출이 무려 37.8%나 증가했다. 가구업종(82%)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 상승률이 높다. 다만 가구업종은 지난해 스웨덴 가구업체인 이케아의 한국 진출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해서 지난해 가구점포를 차린 자영업자가 돈을 벌었다고 보긴 어렵다. 이를 고려하면 사실상 오프라인 점포 중에선 편의점 자영업자가 가장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것이다.
편의점은 최근 3년간 매출이 15.8%→18%→37.8%로 매출이 꾸준히 늘었는데 유독 지난해 상승률이 높았던 게 특징이다. 그동안 편의점 매출이 꾸준히 늘어날 수 있었던 건 김씨처럼 1인가구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전체 가구의 25%에 해당하는 1인가구가 편의점 매출 상승의 최대 선봉장인 셈이다. 실제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이 지난해 12월 선보인 백종원 도시락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216만개를 돌파했다. 여기에 지난해 정부가 흡연률을 낮추겠다며 담뱃값을 배 가까이 올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예상과 달리 담뱃값 인상에도 담배를 찾는 사람이 줄지 않으면서 편의점이 후광효과를 본 것이다. 편의점들은 지난 상반기 담뱃값 매출만 월 평균 30% 안팎 늘었다.
지난해 편의점이 잘되긴 했지만 한편에선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빅데이터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편의점 가맹점 수는 1년 전보다 4.4% 줄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은퇴 한 자영업자들이 찾는 대표적인 업종이 편의점일 정도로 공급과잉 우려가 크다”며 “그만큼 편의점 간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