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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클럽]①상반기 선방한 한진重…수빅·영도 양날개로 도약 모색

이재호 기자I 2015.09.01 06:00:00

조선업계 ''어닝쇼크''에도 손실폭 최소화 성공
초대형 선박으로 중심 잡고 특수선 영업 강화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627억원. 한진중공업(097230)이 지난 상반기 기록한 영업손실 규모다.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지만 국내 동종업계 경쟁사들이 조단위 손실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다.

한진중공업은 조선산업을 덮친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 새로운 선종 및 공법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갖춰야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매출 증가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매출액은 1조49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7% 확대됐다.

이와 함께 자산매각과 비용절감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 손실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경쟁사와 달리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믿는 구석도 있다. 한진중공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를 갖춘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활용해 초대형 상선과 플랜트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와 달리 부산의 영도조선소는 특수선과 중소형 상선 분야로 특화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른바 ‘투트랙 전략’으로 위기를 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09년 완공된 수빅조선소는 2기의 초대형 도크와 고효율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크기의 6도크는 길이 550m, 폭 135m, 깊이 13.5m로 2만6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의미하는 단위) 컨테이너선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4월 2만600TEU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면서 2017년까지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빅조선소는 최근 선박 대형화 추세에 대응하기 적합한 구조”라며 “한진중공업의 앞선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빅조선소가 초대형 선박 건조 작업을 맡으면서 영도조선소는 중소형 상선, LNG선은 물론 강점을 지난 특수목적선 건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수주한 LNG 벙커링선은 한진중공업의 특수목적선 건조 역량을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 LNG 벙커링선은 다른 선박에 액화천연가스(LNG) 등 가스 연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별도의 육지 접안 없이도 해상에서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 번에 공급할 수 있는 연료 규모는 5000㎥에 달한다.

한진중공업은 군함 건조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수주한 LPH 2번함(독도함급)은 한국 해군의 기함으로 만재 배수량 1만8800t, 길이 199m, 너비 31m, 흘수 6.6m 규모다. 최대 23노트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헬리콥터와 고속상륙정, 대대급 상륙군을 작전지역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아울러 최근에는 해기사 양성을 위한 해양실습선, 다목적훈련지원정 등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특수목적선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선주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선박을 다양하게 수주하고,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공법과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선박의 품질을 높이고 이익 창출를 극대화해 조선업 부활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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