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낮은 품질, OEM(주문자 상표 부착방식) 제조의 대명사였던 중국 업체들이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한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내 원가경쟁력을 기반으로 품질이 뒷받침되면서 중국업체마다 자체 브랜드를 자신감있게 드러내면서 나타난 결과다. 빠르면 올해 안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되고 나면 중국기업들의 한국 공세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업체들의 자체 브랜드 파워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 바로미터는 중국의 한국내 상표출원 규모다. 10일 특허청에 따르면 중국업체들의 한국 내 상표출원은 지난 2010년 1246건에서 2014년 2622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중국은 올들어서 1126건(4월말 현재)의 상표를 출원해 미국에 이어 2위를 고수하던 일본(1015건)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미 중국 기업의 자체 상표들은 한국 시장 곳곳에 전방위적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중국산 맥주 ‘칭따오’는 지난해 수입맥주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버드와이저와 밀러를 제치고 국내 수입맥주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레저그룹 완다그룹은 한국에서만 67건의 상표를 등록해 중국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상표를 한국에 출원했다. 완다그룹은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이랜드와 손을 잡고 중국의 VIP 고객을 연간 100만명 이상을 한국에 보내기로 했다.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업체 중 하나인 화웨이도 한국 시장을 꾸준히 두드리면서 최근 5년간 60건의 상표출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소비자게에 익숙한 스마트폰 외에도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의 광전송 네트워크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국내 통신 산업에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다.
재설정식광분기(유선광전송장비) 부문에서 화웨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에 이른다. 재설정식광분기는 네트워크 망의 중심인 백본망(전송장비와 교환장비)에 들어가는 장비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통신장비 네트워크는 시스코의 시장 지배력이 절대적”이라면서도 “화웨이가 저가 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 점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화웨이 장비에 익숙해진터라 다른 장비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의 한국 상표출원이 활발해진 것은 한·중 FTA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특허청 분석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2010년 이후 한·중 FTA 협상진행이 가시화되고 양국간 교역량이 늘어나면서 상표출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전자기기 및 게임 저작물이 189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의류·신발 등 패션분야(1663건) △화장품류(874건) △도소매업(84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규완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화웨이, 완다, 샤오미 등 널리 알려진 상표 외에도 중국의 한국 상표 출원은 지속 증가할 전망”이라며 “우리 경쟁기업들도 브랜드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 사업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중국에서 사용할 브랜드를 먼저 국내에 상표출원한 뒤 이를 기반으로 6개월 내에 마드리드 국제출원을 하면 국내 출원일이 중국에 출원한 날로 인정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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