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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 롤모델' 산인공 공채를 보면 공공기관 취업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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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I 2015.04.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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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 주관 산업인력공단 공채 사례 분석
서류서 면접까지 스펙 대신 업무능력 평가
기초상식 제외됐지만 한국사·영어는 준비 필요
합격자 절반이 NCS 사이트 활용해 입사준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창립기념행사의 일환으로 1000그루의 나무 심기 행사를 직원 50명이 참여하기로 진행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식목행사 당일 20명의 직원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어떻게 할 것인가?(행정직)

국가자격시험을 준비하는 가족이나 절친한 친구가 시험문제 정보를 요구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인쇄직)

최근 발생한 보안관련 이슈를 하나 선정해 어떤 보안상의 문제점이 있었는지 설명하시오. 그리고 보안 담당자라면 어떻게 보안을 강화할 것인지 설명하시오.(정보기술직)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올해 신입사원을 뽑으면서 면접에서 응시자들에게 던진 질문 중 일부다. 산업인력공단은 공공기관 최초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채용을 전직군에 적용하면서 채용 방식이 이전과 달라졌다. 면접 질문도 출신 대학, 어학시험 점수, 어학연수 경험 등이 아닌 문제해결능력, 직업윤리, 전문지식 및 업무역량 등을 살피는 질문들로 바뀌었다. NCS는 기업이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맡겨진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되는 지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정부가 만들어 제시한 것이다.

정부는 올해 130개 공공기관 3000명의 신입사원 선발부터 NCS 기반채용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입사를 준비 중이던 취업준비생들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산업인력공단은 NCS를 개발하는 기관이자 공공기관 최초로 NCS기반 채용을 실시한 곳이다. 이 때문에 다른 공공기관도 산업인력공단 NCS 채용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NCS 채용이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 지 산업인력공단 사례를 기준으로 살펴본다.

이력서 대신 역량기반지원서 내야

산업인력공단은 △청년인턴(일반) △청년인턴(고졸) △학습근로자 △시간선택제 등 4개 분야 120명 선발 전 과정에 NCS를 적용, 총 114명을 선발했다.

성적증명서, 자기소개서 이력서 등을 내던 서류전형은 역량기반지원서를 내는 것으로 간소화했다. 일반적인 이력서는 학력, 가족사항, 스펙 등 개인 신상을 요구하지만, 역량기반지원서는 지원직무와 관련이 있는 교내·외 활동, 인턴 근무 경험, 관련 자격증 등의 정보를 쓰는 게 특징이다. 이 단계에서는 탈락자가 없다. 산업인력공단은 지원서를 낸 6951명 모두 필기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필기시험은 직업기초능력평가와 한국사 시험, 영어 시험 등 총 3과목이다.

직업기초능력평가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의사소통, △문제해결력 △대인관계능력 같은 직업기초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문항과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기술·태도 등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로 구성됐다. 객관식으로 답하면 된다. 산업인력공단은 NCS평가를 도입하면서 기존 취업상식은 제외했지만, 한국사 시험은 그대로 유지했다. 기획재정부가 한국사 시험을 공공기관 공채 필수 과목으로 정한 때문이다. 영어시험도 실시했다. 하지만 업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어능력을 갖췄는 지 살피기 위한 차원이어서 토익, 토플 고득점자라고 해서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2008년에는 공채 합격 기준 토익 점수가 800점 이상이었지만, 이번에 선발된 이들 중에는 토익 점수가 700점 이하자도 3명이나 됐다”며 “영어 평가가 더 쉬워졌음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능력중심 채용..면접이 당락 갈라

필기시험까지는 지원자들 중 상당수가 무난히 통과했다. 당락은 직무수행능력평가 면접에서 갈렸다. 4명의 면접관이 4명의 면접자에게 동시에 비슷하지만 각기 다른 질문을 던졌다.

특정 지역을 제시한 후 첫 번째 면접자에겐 “그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단 사업 중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또 다른 이에게는 “지역본부 내 위협 요소가 무엇인가”를 물으며 조직이해능력과 전문지식, 업무역량 등을 평가했다.

이 외에 “지원자가 야근을 하고 있는데, 상사가 내일까지 할 일이라고 하면서 추가적인 업무를 지시하고 퇴근해버렸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행사종료 후 정리과정에서 임대 장소 기물이 파손된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어떻게 처리하겠는가?” 등과 같이 직무 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설정해 직무수행태도와 직업윤리를 평가하기도 했다. 이같은 선발 과정을 통해 산업인력공단은 6951명의 지원자중 114명의 최종합격자를 선발했다.

최진혁 산업인력공단 인재개발팀 차장은 “채용 시험 전 과정에서 공단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고 어떤 업무를 어떻게 해나갈지를 묻고 평가하기 때문에, 신입사원들의 업무 적응 시간이 이전보다 훨씬 빨라졌다”며 “직무만족도도 높아 중도 이탈률이 지난해 9%에서 올해는 2%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합격자 절반 NCS사이트 활용

산업인력공단이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합격자 중 절반 이상이 ‘NCS 사이트’를 활용해 입사시험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기시험의 경우 56.4%가 ‘NCS 사이트를 통해 준비했다’(중복답변 허용)고 답했다. 이어 △인·적성서적(26.6%) △토익 및 한국사(12.7%) △인터넷 검색(10.6%) △전공공부(9.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면접도 마찬가지다. 합격자 중 57.4%가 NCS 사이트를 활용해 시험을 준비했다. 공단홈페이지를 참고했다는 합격자가 26.6%였고, 예상질문리스트(14.9%), 관련경험정리(12.8%)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NCS 사이트 활용도를 묻는 질문에는 ‘학습모듈을 활용했다’는 응답이 58.5%로 가장 많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신규 채용자 114명중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운 직원을 제외한 10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NCS종합정보망(www.ncs.go.kr)에는 NCS 관련 797개 직무에 대한 정보와 해당 직무에 지원하기 위해 어떤 학습과 준비를 해야 하는 지 정리돼 있다. NCS기반 채용은 자신이 원하는 직무에 대한 정보를 먼저 파악하는 게 합격의 지름길이다.

박영범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NCS기반 채용이 확대되면 취업준비생들이 직무수행에 불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 시간과 돈을 쏟아붓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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