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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마켓서 돈 빼내는` 美투자자들, 유럽으로 급선회

이정훈 기자I 2014.02.28 07:52:37

올들어 美 ETF서 113억불 순유출..작년 연간치 상회
주식서 10%, 채권서 2.5% 이탈..유럽은 50억불 유입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투자자들이 연초 성장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불안한 양상을 보였던 이머징마켓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빼가고 있다. 반면 이렇게 이탈한 자금은 추가 부양과 경기 회복 기대가 살아있는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에서 운용되고 있는 주식과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순유출된 자금 규모가 이미 113억달러(약 12조630억원)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유출액인 88억달러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또 자산별로는 주식에 운용되는 ETF의 경우 현재 총 자금규모가 930억달러로, 작년말에 비해 10% 가까이 자금이 이탈한 반면 채권시장 ETF에서는 2.5% 정도 순유출돼 88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유럽 자산에 투자하는 자금규모는 올들어 첫 두 달동안 50억달러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유입액인 180억달러의 30%에 육박하는 규모다.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터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로 환율이 급변동하면서 유럽시장 대비 이머징마켓 투자 수익률은 지난 2011년 이후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유럽 경기신뢰지수는 1월중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 가능성도 남아있다.

스캇 로즈 발앤 게이너 자금매니저는 “자금이 이머징마켓에서 선진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머징마켓은 적어도 6개월간은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히려 투자자들은 유럽을 안전한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들어 지금까지 모건스탠리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3.8%나 하락한 반면 범유럽권 지수인 Stoxx유럽600지수는 2.7%나 올랐다. 이같은 지수 괴리는 2011년 이후 가장 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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