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보험업계는 올해 최대 뉴스로 ‘우량 보험사 인수합병(M&A) 진행’과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역마진 지속’을 꼽았다.
29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발표한 ‘2013년 보험업계 10대 뉴스’에 따르면 ING생명 등 우량 보험사 인수합병이 올해 보험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뉴스로 선정됐다.
◇우량 보험사 인수합병 진행
지난 12월 11일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의 인수를 최종 확정 지었다. ING그룹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구제금융 상환을 위해 ING생명 한국법인을 매각하기로 했다. ING생명 인수를 위해 MBK파트너스, 보고펀드, 한화생명(088350) 등이 인수전에 참여했다. 애초 우선협상대상자로 보고펀드가 선정됐지만, 협상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해 다음 순위자였던 MBK파트너스가 결국 최종 인수자가 됐다. 또 NH금융이 우리투자증권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우리아비바생명은 NH금융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투자증권은 정부의 일괄 매각 방침에 따라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아비바생명 등과 함께 패키지로 매각을 진행했고, KB금융과 파인스트리트를 제치고 NH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손보업계 4위인 LIG손해보험(002550)도 구자원 회장 등 총수 일가가 LIG건설 사기성 기업어음(CP) 피해자에게 투자금을 돌려주기로 하며 매각 대상이 됐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역마진 우려 지속
경기불황에 따른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보험사의 이차 역마진 우려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인 세계경제는 성장 정체 국면에 처해있고, 유로존 주변국들의 경기회복 지연으로 저금리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감소할 수밖에 없어 수익성 저하는 물론 보험사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11년까지만 해도 5%대를 기록했던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올해 들어 4% 초중반대에 그치고 있는 등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이러한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소비자보호 강화에 총력
지난 8월 금융감독원·협회·업계가 공동으로 보험산업의 지속성장 및 신뢰도 제고를 위하여 ‘보험 민원감축 표준안’을 마련했다. 동 표준안은 보험서비스 단계별로 핵심과제, 세부대책, 체크리스트를 통해 더 실효성 있는 민원감축이 가능토록 하였다. 또 계량적·비계량적 지표를 합한 민원감축지수를 개발하여 회사별 민원감축 실적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보호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도 독립·분리해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대표이사 직속체계로 개편, 소비자보호 부서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영업적자 확대
올해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영업적자 확대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손해율 악화의 주된 원인은 보험료 수입은 정체됐지만 보험원가인 임금, 의료·정비 수가 등의 상승과 교통사고 증가 탓에 지급보험금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보험료 인하, 마일리지·블랙박스 특약 등 할인형 상품 판매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난 10월까지 누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3%에 달하고 영업적자도 5037억원이 발생하는 등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손해율은 5.4%P, 영업적자는 3584억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겨울철 교통사고 증가를 고려한다면 손해율 및 영업적자는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성보험 세제개편
정부는 저축성보험이 일부 고액자산가의 금융소득 종합과세 회피상품으로 활용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지난 2월 15일 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에 대한 과세 제도를 개선했다. 이 때문에 종전에는 보험료를 처음 낸 날로부터 만기일 또는 중도해지일까지의 기간이 10년 미만인 경우 또는 보험계약기간은 10년 이상이나 처음 낸 날로부터 10년이 지나기 전에 낸 보험료를 확정된 기간 연금형태로 받는 경우만 과세가 됐지만, 이번 개정으로 과세방법이 변경됐다.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판매 활성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 보험사들이 본연의 기능인 보장부분을 강화하고자 암보험 등 보장성 상품을 출시하고 판매를 활성화했다. 특히 암보험 판매를 일시 중지했던 대형 생보사가 상품을 출시함에 따라 그동안 암보험에 가입하고자 했던 보험소비자들의 상품 선택권이 확대됐다. 보장성 보험은 통상 누구나 한두 가지씩 가입하고 있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지적이 있지만, 앞으로 고령화란 사회적 특성을 반영한 실버세대용 보장성보험(고령자용 암보험, 간병보험 등)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중심 보험상품 판매 기반확대
지난 12월 2일 국내 최초로 온라인전문 인터넷 생보사의 영업 개시에 따라 온라인을 활용한 생명보험 상품판매의 획기적인 전기를 맞이했다. 인터넷을 통한 생보 상품의 판매채널은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세대 등을 대상으로 생명보험가입의 수요를 가진 고객이 직접 찾아 가입하는 채널로 여러 생보사에서 관련상품과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이번에 설립된 인터넷 생보사는 온라인을 통해 가입과 유지,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는 구조로 온라인 중심 생명보험상품 판매의 기반이 한층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중이용업소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지난 2월 23일부터 다중이용업소의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제도가 시행됐다. ‘화재배상책임보험’은 사업장 내 자기 재산만을 보호하는 기존의 화재보험과 구분된 것으로 화재 또는 폭발로 인해 다른 사람의 생명, 신체,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면 이를 보상하는 보험이다. 보험가입 대상 업종은 일반음식점, 유흥주점, PC방, 노래연습장, 학원, 고시원 등 22개 업종이며, 영업장 바닥면적의 합계가 150m2 미만인 사업장은 2015년 2월 23일(기존 업소는 2015년 8월 23일)부터 보험가입이 의무화된다.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탁
지난 7월 1일부터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4개 보험회사는 모두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심사위탁이 본격적으로 개시되었다. 나이롱환자 등 허위·부당진료를 방지하고, 심사기준 불일치로 인한 의료기관과 보험회사 간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된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탁이 오랜 진통 끝에 결실을 맺었다. 앞으로 전문심사기관을 통해 동일한 기준에 의거해 진료비심사가 이뤄지면서 보험사별로 심사기준이 달라 발생하던 분쟁이 해결됐고, 의학적 전문성에 기초한 체계적인 심사가 가능해져 나이롱환자 등 허위·부당진료를 차단하는데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49차 국제보험회의(IIS) 서울총회 개최
생·손보협회는 지난 6월 16일~19일 서울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보험의 미래 : 글로벌 트렌드 활용을 위한 산업재편’이라는 주제로 제49차 국제보험회의(IIS) 서울총회를 공동으로 열었다. IIS는 90여 개국 보험사 CEO, 감독당국, 학자 등 10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세계 최대·최고 권위의 국제보험회의체로서 제49차 IIS 서울총회는 1987년 제23차 IIS 서울총회 이후 26년 만에 개최됐다. 50여 개 국가의 보험사, 감독당국, 학계 관계자 등 약 430여 명이 서울을 찾아 저금리 환경, 지속 가능한 성장, 글로벌 보험규제 등 국내외 보험산업이 당면한 다양한 과제들에 대한 발표와 열띤 토론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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