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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출판업, `불황 탈출`의 비결…디지털프린팅의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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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I 2012.12.03 08:30:00

효율적인 재고 관리가 해법…전통 인쇄 방식선 힘들어
한국학술정보, `다품종소량` 인쇄 수용 매출증대 `모델`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 출판업계에 회자되는 말이 있다. ‘프린트 엔 프레이(Print & Pray)’. ‘책을 찍고 많이 팔리기를 기도한다’는 뜻이다. 어찌보면 비효율적인 우리 출판업계의 현실을 가장 잘 나타낸다.

현재 대부분 출판업체들은 판매물량을 예측할 수 없는 탓에 초판 물량을 2000~3000부 이상 대량으로 인쇄한다. 재고로 쌓아놓는 것보다 추가 인쇄시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책이 안팔리면 재고를 그대로 손실로 떠안는다. 재고 관리 기능은 상실된지 오래다. 게다가 전통적인 인쇄방식으로는 책이 잘 팔려 재발행 절차인 3쇄 발행이 끝난 이후로는 절판된 책을 찾는 소비자들의 주문에 일일이 대응할 수 없었다. 여기에 e북까지 가세하면서 출판사업은 불황의 길을 걷고 있다.

활로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프린팅시스템으로 불황 탈출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한국학술정보를 찾았다.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에 있는 한국학술정보는 지난 1996년 학회지 데이터베이스(DB) 검색서비스 사업 이후 새로운 성장사업을 모색하던 중 DB를 활용할 수 있는 출판사업으로 손을 뻗었다. 출판경험이 없던 탓에 지난 2007년 한국HP의 제안으로 총 10대의 인디고 디지털 프레스를 도입했다. 국내 시장에선 가장 빠르게 디지털 인쇄장비를 도입한 것.

한국학술정보는 디지털인쇄 방식 덕에 주문형 출판 방식(Publishing On Demand·POD)으로 ‘다품종 소량’ 인쇄를 할 수 있다. 매년 출간하는 단행본 규모만 500여 종에 달한다. 재고 부담을 덜자 매출은 탄탄대로다. 3월 결산법인인 한국학술정보는 2010년(2010년 4월~2011년 3월) 매출 165억원에서 2011년 202억원으로 22.7%의 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인쇄출판 부문은 103억원에서 136억원으로 32.7%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디지털 인쇄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필요할 때 언제든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1~50권가량의 최소량 인쇄도 가능하다. 따라서 책이 잘 팔려 재발행 절차인 3쇄 발행 이후 소비자들이 절판된 책을 찾을 때, 전통적인 인쇄 방식으로는 일일이 대응할 수 없지만 디지털 인쇄는 이를 맞춰줄 수 있다. 1500부 미만의 다양한 도서를 출판할 때 디지털인쇄가 훨씬 유리하다는 게 한국HP 측의 설명이다.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 김대호 한국학술정보 기획실 팀장은 “보통의 인쇄장비라면 6~7명의 전문인력이 상주해야 하는데, 디지털인쇄 방식은 인쇄기에 종이 걸림 정도를 확인하고 보수하는 인원 2~3명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자동화된 디지털인쇄는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 현장 근로자는 “이곳에서 하루 동안 총 300페이지 분량의 책자를 3만 부 이상 찍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폐기물 감소 효과도 볼 수 있다. 공장 탐방 전 기자는 책이 천장에 닿는 창고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현장에서 본 창고에는 일반 서점에도 못미치는 재고물량 밖에 없었다. 현장 관리자는 “자체 창고에 보관 중인 책 종류는 대략 700여종으로 종류마다 인쇄 견본으로만 약 5~30권 정도만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장마다 붙어 있는 바코드를 통해 실시간 재고물량 파악도 가능하다.

김병수 한국HP 그래픽솔루션 사업부 이미징프린팅그룹 상무는 “96년부터 보급하기 시작한 디지털인쇄장비는 현 국내시장에 140대가량 납품한 정도로, 매해 20~30대 정도 팔리고 있다”며 “아시아지역에서 한국은 중국(700여대)과 일본(300), 호주(250)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라고 말했다.
▲채종준 한국학술정보 대표가 디지털프린팅장비 앞에서 개별 인쇄된 포토북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제공=한국학술정보)
△디지털프린팅과 바코드시스템으로 출판 견본을 최소량만 보유할 수 있게 된 한국학술정보의 서고.(제공=한국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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