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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이달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강등했다. 영업손실이 누적되면서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됐고, 차입금 확대로 재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효성화학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결기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2021년 4분기부터 9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지속하며 손실이 누적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1년 4분기 168억원 △2022년 1분기 332억원 △2분기 681억원 △3분기 1398억원 △4분기 957억원 △2023년 1분기 453억원 △2분기 1033억원 △3분기 28억원 △4분기 3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성 악화 원인으로는 전방산업의 경기 둔화가 꼽힌다. 이로 인해 수요가 부진해진 가운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LPG 가격이 상승하자 주요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의 이윤(스프레드)이 빠르게 하락했다. 베트남 프로판탈수소(PDH) 공장 설비 트러블의 영향으로 해외법인 적자 폭 또한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영업손실 누적으로 재무안정성 역시 불안정해졌다. 기업의 재무부담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순차입금은 5년 새 두 배 이상 불었다. 2018년 말 기준 약 9000억원이던 연결 순차입금은 2023년 말 2조4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자기자본 619억원 대비 차입 부담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5000%까지 치솟았다. 효성화학의 최근 5년간 부채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354% △2020년 501% △2021년 509% △2022년 2632% △2023년 4935% 등으로 지난 2022년부터 부채비율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베트남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이 사용된 가운데 2021년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재무안정성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효성화학은 삼불화질소(NF3)를 제조하는 특수가스사업부의 일부 지분 매각에 나섰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부는 세계 3위 수준의 NF3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는 ‘알짜’ 사업부다. 업계에선 효성화학이 실적 악화와 부채비율 상승으로 인한 재무건전성 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특수가스 사업부 지분 매각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 개선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인 유동성 대응은 가능하지만 과중한 차입금 보유로 이자 비용 부담이 상당해 전반적인 재무구조 개선에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서다.
김호섭 한신평 연구원은 “특수가스 사업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유동성 추가 확보와 자본시장 접근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수가스 사업부 지분 매각 진행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우호적인 수급 환경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영업현금흐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세 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서연 NICE신평 연구원은 “특수가스 사업부를 분할 후 일부 지분을 매각할 계획으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재무적 융통성을 고려하면 단기 자금 소요에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높아진 이자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이익의 자본유보 및 차입금 상환에 따른 재무안정성 회복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