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은 대체로 수출 기업들이 많고 수출과 코스피는 중장기적으로 유사한 궤적을 보이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 연구원은 “특히, 월 수출 금액(억달러 기준)에 일정 계수를 곱해 해당 시점의 코스피와 비교해 봄으로서 현재 코스피가 수출 상황대비 과도하게 상승해 있는지 하락해 있는지를 파악해 볼 수 있다”며 “2000년 이후 월 수출 금액(억달러 기준)에 4.69를 곱한 수치와 코스피의 레벨은 평균적으로 봤을 때 꽤 유사하고 두 데이터 간 상관계수는 0.94로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초 이후 7월까지 월 수출 금액은 460~550억달러에서 등락하고 있고 그에 따른 앞서 언급한 4.69 계수를 적용할 경우 코스피는 대략 평균 2400선 부근에서 등락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된다”며 “하지만 1~7월 코스피는 평균 약 2500선 부근에서 등락하고 있어 약 4~5% 할증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6월 이후 코스피의 정체 현상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도 있지만 바닥권에 있는 수출의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봤을 때 월 수출 금액(억달러 기준)에 4.69를 곱한 값에 대해 코스피의 상대수준은 보통 -20~40% 밴드 내에서 등락한다”며 “-20%일 경우 수출대비 극심한 저 평가를, +40%인 경우 수출대비 극심한 고 평가 영역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같은 상황은 전체적으로 수출 상황대비 증시가 다소 빠르게 상승했다고도 볼 수 있으나, 경험적으로 회복 국면에서는 수출보다 증시가 선행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할증 상황이 나타날 수 있음을 또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보통 월 수출 금액대비 코스피 상대 수준이 바닥을 찍고 상승할 때 초기 1년 정도에서 최대 5~20%까지 할증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현재 증시 상황을 수출에 견주어 볼 때, 수출 대비 증시가 다소 빠르게 상승한 경향이 있으나 매우 과도하게 상승해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수출은 더디게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증시는 그보다 좀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 이미 수출 레벨 대비 증시가 다소 상승해 있는 만큼 코스피가 2600선 부근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출 회복이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이 바닥 국면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코스피 역시 현재 수준에서 정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변 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출에 다소 선행하는 미국 ISM제조업지수가 2년 이상 하락하며 경험적 바닥권에 있다는 점은 향후 수출의 개선 가능성을 암시해 주고 있다”며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종료와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좀 더 뚜렷하게 시장에 작동한다면 강세장에 좀 더 유리한 환경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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