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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두렵다고 말한 이는 다른 사람도 아닌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알트만입니다. 그것도 이전 버전 대비 진화한 초거대 AI 모델인 ‘GPT-4’를 발표하면서 이런 말을 했죠. 알트만 CEO는 GPT-4 출시를 계기로 ABC뉴스와 인터뷰하며 AI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규제가 필요하다는 뉘앙스의 말을 이어갔습니다.
사실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는 누구보다 AI에 대한 규제에 반발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오픈AI는 챗GPT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고, 또 부작용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드러나면서 AI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미라 무라티(Mira Murati) Open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AI 규제에 대한 입장을 알트만 CEO보다 더 명확하게 표현했는데요. 그는 “챗GPT와 다른 생성형AI 도구가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픈AI뿐만이 아닙니다. 오픈AI에 100억 달러, 약 13조원을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챗GPT와 같은 서비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GPT 기술을 적용한 챗봇 ‘빙챗’을 출시하고 워드, 엑셀 등에 챗GPT 기술을 적용하는 등 누구보다 활발하게 서비스에 챗GPT를 접목하고 있다 보니 AI에 대한 규제에는 부정적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픈AI처럼 강하게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MS의 외부·법무 담당 총괄 등 여러 관계자가 AI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가 사회에 도움이 되려면 책임 있게 규제해야 한다고 말이죠.
자, 그럼 궁금해집니다. 대체 왜 오픈AI와 MS는 앞장서서 생성형 AI에 대한 규제를 외치는 걸까요. 이에 대해서는 몇 가지 해석이 존재합니다.
챗GPT가 잘못된 정보를 생산하면서 여러 나라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미국의 정치권에서는 챗GPT가 편향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고, 유럽연합(EU)도 챗GPT가 대중을 혼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죠. EU는 챗GPT를 강하게 규제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규제 기관들의 분위기를 미리 읽은 오픈AI와 MS가 오히려 나서 규제의 필요성을 나서 얘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픈AI와 MS의 이 같은 태도를 바라보는 또 다른 분석은 ‘사다리 걷어차기’입니다. GPT-4까지 발표한 오픈AI는 언어생성 AI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앞서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인 구글 등이 챗GPT를 따라잡기 위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고, 일론 머스크도 이에 대항할 AI 서비스 개발에 돌입했다고 하지만 사실 챗GPT의 아성을 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시간 동안 챗GPT는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더 진화했기 때문이죠.
이미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챗GPT로서는 신생 AI 서비스 대비 규제로 받는 타격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규제로 인해 후발 AI들과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높은 자리에 오른 챗GPT가 다른 서비스들이 그 자리에 오르지 못하도록 오픈AI와 MS가 규제를 내세워 사다리를 치워버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여러분은 생성형 AI에 대한 규제를 주장하고 있는 오픈AI와 MS의 의도,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