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지난 13일 이데일리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두나무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핀테크·블록체인 기업이다. 이석우 대표는 기존 자본시장과 달리 전세계적으로 돌아가는 암호화폐의 특성을 고려한 정보 제공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와 함께 올 상반기 미국에 대체불가토큰(NFT) 합작회사를 차리는 두나무는 글로벌 회사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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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의 위믹스 미공시 매도 논란 등 공시 문제 끊이지 않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코인 시장을 자본시장의 논리로 이해하려 하는데, 일대일 대입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자본시장 공시는 공시의 주체(상장사)가 있고, 언제 해야 하는지 법으로 다 정해져 있다. 제때 안 하거나 허위로 하면 처벌받는다. 여긴 아직 그런 ‘룰’이 없다. 어떨 때는 공시 주체가 없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공시를 해야 한다면, 어디다 정보를 내놓으라고 할 것인가. 보완이 될 부분이긴 하지만, 기존 자본 시장의 논리와는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한다. 자본시장은 네덜란드(1602년 설립된 첫 주식회사 동인도회사)에서 시작돼 500년이 됐다. 업력이 있기 때문에 거래소, 예탁원도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은 5년밖에 안 됐다(업비트는 2017년 출범. 국내 최초 거래소는 2013년 설립된 코빗).”
-디지털자산감독원 설립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기구보다는 오히려 블록체인 전문 인력을 많이 키우는 게 좋지 않을까. 당국에 시장과 기술을 이해하는 분들이 있어야 통제가 되고 좋은 정책적 해답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감독원을 만든다고 이게 해결될지는 잘 모르겠다. 전문 인력을 빨리 키워 사업자와 같이 해결책을 찾고 규제 수위 등을 논의하는 일이 필요하다.”
-올해 하이브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NFT와 메타버스 사업을 확장한다.
“코로나가 일상이 되면서 오프라인 생활이 온라인으로 옮겨오더라. 우리 나름의 해법을 내놓은 게 ‘세컨블록(두나무의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우리가 NFT 사업을 하니 NFT를 구매한 분들이 자랑할 공간을 만들어 드리겠다는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소통을 온라인에서 할 수밖에 없으니 도전하게 됐다. 엔터테인먼트, 미술, 스포츠 등 팬덤이 있는 분야에서 어떤 NFT 상품이 나오고 경매를 통해 높은 가격에 사 가지만, 거기서 끝나면 안 된다. ‘내가 찐팬’이라고 자랑해야 다른 팬들이 사고 싶어하고, 2차 거래가 일어난다. 이런 식으로 순환이 되는 ‘롱테일 비즈니스’ 모델이 나와야 NFT 사업이 의미가 있다. 우리도 이제 막 시작하는 ‘실험’이다.”
-메타버스 앱 반응은 어떤가.
“초기 반응은 ‘좀 촌스럽다’다(웃음). 약간 레트로 감성도 있는 것 같고…시작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자신만의 경영 방침이 있다면.
“임직원이 일을 잘하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 고민하고, 그걸 잘 제공해주는 게 경영진의 가장 큰 일이다. 사람이 필요하면 빨리 채용해주고, PC가 필요하면 사주는 ‘리소스 매니지먼트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또 문제가 생기면 그걸 문제라고 얘기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가급적이면 소통은 수평적으로 하기 위해 영어 이름을 쓴다. 문제가 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직원들이 더 잘 아니까. 소통은 수평적으로 하되, 의사결정은 수직적으로 한다. 엄청난 자산을 다루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사고가 안 난다.”
-상장 계획은.
“아직 계획 없다. 벤처캐피펄(VC)들이 투자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해야겠지만 현재로선 결정된 바 없다. 나스닥이 될지, 코스피가 될지 정해진 바 없다.”
-두나무가 출범한 지 10년쯤 됐다. 지난 10년은 두나무에게 어떤 시간이었나. 10년 뒤 그리는 모습은.
“지난 10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업(業)’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송치형(의장)이라는 천재 개발자와 김형년(부사장)이라는 금융 서비스 전문가가 만들어 증권 서비스부터 시작했다. 업비트를 론칭하며 급격히 성장했다. 앞으로의 10년은 ‘글로벌 회사’로 성장해 나가는 원년이 되지 않을까.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들이 많지만, 그것들을 봐도 저희가 잘한다고 생각한다. 어마어마한 거래량을 장애없이 소화하고, UI·UX도 간편하다. 전세계에서 성공한 회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