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혈압도 계절 탄다, 고혈압 겨울이 더 무서워

이순용 기자I 2021.12.15 07:31:33

낮은 기온 탓 혈관 수축, 다른 계절에 비해 혈압 높을 수 있어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고혈압은 우리 주변에서 흔한 질환이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일 수도 있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에는 고혈압의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혈압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671만 67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기록한 589만 553명보다 약 13% 늘어난 수준으로 매년 환자 수가 느는 추세다. 연령별로 보면 50~60대 환자 수가 384만 8493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발병 월별로는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는 12월에 361만 9699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고혈압은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혈압이 정상치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성인을 기준으로 정상 혈압은 심장이 수축할 때 120mmHg 미만이며, 심장이 이완할 시에는 80mmHg 미만이다. 보통 혈압이 120~139mmHg / 80~89mmHg인 경우를 고혈압 전단계, 140~159mmHg / 90~99mmHg인 경우를 1기 고혈압, 그 이상을 2기 고혈압으로 세분화할 수 있는데 단계에 따라 고혈압의 치료가 달라지기도 한다.

고혈압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과음, 흡연 등 평소 바람직하지 않은 생활 습관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한국인이 즐겨 먹는 김치, 젓갈, 찌개 등 짜고 자극적인 음식 역시 혈압을 올리는 요인이 되며 고혈압약의 효과도 낮추기도 한다. 또한 요즘처럼 찬 바람이 부는 시기에는 우리 몸이 외부로의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하는데 이때 혈액이 지나가는 혈관이 평소보다 좁아지면서 혈압이 상승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겨울철 외출 시 목도리와 두툼한 점퍼를 착용해 체온을 유지하는 게 좋다. 기온이 낮은 새벽에는 조깅, 산책 등을 되도록 피해야 하며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겨울철 뜨거운 사우나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겨울철에는 사우나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이가 다른 계절에 비해 더 크기 때문에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샤워를 마무리할 때는 물의 온도를 낮춰 충분히 체온을 내린 뒤 밖으로 나가는 게 좋다.

고혈압은 완치되기 어려운 질병이기 때문에 평소 식생활습관을 교정해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육류 위주의 식단을 채소 위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수축기 혈압을 약 10mmHg, 소금 섭취를 제한하는 경우 추가로 5mmHg 정도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하루 30분씩 1주에 5일 이상 꾸준히 운동한다면 수축기 혈압을 5mmHg 정도 더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1기 고혈압까지는 이처럼 생활습관 교정을 하면서 3개월간 혈압 변화추이를 관찰할 수 있지만 2기 고혈압으로 진단이 됐거나 장기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곧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약물의 선택 및 복용량은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의를 통해 결정해야 하며 임의로 약을 선택하거나 복용 기간을 정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우종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혈압은 잠에서 깬 뒤 얼마 되지 않은 새벽 시간대에 높기 때문에 새벽 찬 공기에 갑작스럽게 노출되면 혈관에 무리가 가해질 수 있다”며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거나 고혈압 위험군에 속하는 경우에는 찬 바람이 부는 계절에 혈압 관리에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혈압은 전문의의 진찰을 통한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주변에 민간요법을 통해 혈압을 조절해 본다거나 임의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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