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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16년 만에서 독일에서 좌파 정권이 탄생하게 된다. 독일의 경우 의석 과반을 확보한 정당이 내각을 구성할 수 있는데, 사실상 과반 정당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여서 연정이 필수다. 사민당의 경우 비슷한 성향의 녹색당 등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민당 연합의 승리가 점쳐졌다. 기민·기사당 연합은 올 초 지지율이 37%에 달했다. 그러나 총리 후보인 아르민 라셰트가 지난 7월 독일을 덮친 대규모 홍수 피해 현장에서 웃는 모습이 언론을 타면서 지지율이 큰 폭으로 깎였다.
반면, 메르켈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역임한 사민당 총리 후보 올라프 숄츠는 코로나19에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 후보는 출구 조사 발표 직후 지지자들과 만나 “독일을 위해 훌륭하고 실용적인 정부를 확실히 만드는 것은 고무적인 메시지이며 분명한 명령”이라고 밝혔다.
다만, 차기 독일 총리는 아직 낙점되지 않은 상황이다. 본래 1당의 총리 후보가 연정을 꾸린 다음 하원의원 선거를 거쳐 총리에 임명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 1~4위까지 표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 기민당 연합이 기타 정당과 손 잡고 총리를 선출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고, 외려 기민당 연합이 연정을 주도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어느 정당도 압도적인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연정 협상이 극도로 복잡해질 것으로 봤다. 알브레히트 폰 루케 정치분석가는 “불안정한 연정은 네덜란드나 스웨덴 같은 작은 국가에서는 통용될지 몰라도 유럽연합(EU)을 대표하는 유럽 강국을 통치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대규모 정당의 지지율이 크게 빠졌다는 것은 독일이 근본적으로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