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여름 금융그룹 수장들의 독서 키워드는 ESG와 팬데믹 그리고 MZ세대다.
먼저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ESG 리더 금융사답게 빌 게이츠의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란 책을 챙길 예정이다. 이 책은 빌 게이츠가 10년간 집중적으로 연구한 끝에 기후 재앙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다루고 있다. 2050년 선진국부터 온실가스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는 제로 탄소(넷 제로, Net ZERO) 상태를 만들기 위해 정부ㆍ기업이 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뇌 과학자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포함해 경영ㆍ사회ㆍ 역사ㆍ경제 분야 석학들이 집필한 ‘초가속’을 선택했다. 이 책은 팬데믹과 감염병이 가져올 변화와 시대의 흐름에 대해 발제하고 함께 토의ㆍ공부한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를 꼽았다. ESG, 디지털 전환, 코로나 팬데믹 등 변화의 흐름 속에서 사마천 역사서 ‘사기’에 기술된 과거의 인물과 사건을 통해 현재를 마주하고 미래를 대비할 지혜를 얻겠다는 취지에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MZ세대 트렌드 코드’를 추천했다. 이 책은 스스로 전형적인 MZ세대라고 생각하는 저자가 주위의 90년대생들을 설문 조사해 실제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손 회장은 금융권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MZ세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책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장들의 독서 키워드는 ‘리더십’이다. ‘독서광’인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파타고니아의 창립자 이본 쉬나드가 쓴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과 댄 히스가 지은 ‘업스트림’ 두 책을 집었다. 업스트림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직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으로, 리더로서 진 행장의 깊은 고민을 보여준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필립 코틀러의 ‘마켓 5.0’을 추천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디지털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활용함에 있어 인간적인 모습을 담은 정교함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권 행장은 “팬데믹 이후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고민하면서 읽었던 책”이라며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화두인 요즘,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마이크 월시의 ‘알고리즘 리더’를 꼽았다. 이 책은 데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다양한 알고리즘 관련 산업의 예를 통해 아날로그 시대의 리더들과는 다른 사고와 행동력을 가진 미래 기업의 리더십인 ‘알고리즘 리더’의 사고와 행동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도 유효상 교수의 ‘리더의오판’을 추천했다. 이 책은 리더들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이슈들을 행동경제학의 이론으로 풀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4차 산업혁명, ESG 등 금융권의 새로운 환경이 펼쳐지면서 이에 따른 금융권 수장들의 고뇌가 깊을 것”이라며 “아직 금융권 수장들은 휴가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가더라도 하루 이틀 휴가 정도를 쓰면서 관련 책들을 읽으며 하반기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