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양조장 투어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양조장에 갈 수 없다면 양조장을 집 안으로 들이면 되지 않을까. 양조장에서 갓 뽑아낸 맥주 맛을 선사한다는 LG전자의 ‘LG홈브루’를 써보기로 했다. 2019년 7월 세상에 나온 이 제품은 세계 최초의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다. 수제맥주 인기와 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면서 최근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LG홈브루의 첫인상은 맥주제조기라기보다 대형 프리미엄(?) 정수기를 떠올리게 한다. 크기는 가로 54cm, 세로 48cm로 무게도 19kg에 달한다. 거주 공간에 따라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유럽풍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측면에서는 포인트를 주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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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설치와 브루잉 직전 작업까지는 채 20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맥주를 맛보기 위해서는 선택한 맥주 맛에 따라 짧게는 9일에서 길게는 18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기자는 평소 즐겨 마시는 페일에일을 골랐는데 맥주를 맛보기까지 총 2주가 걸렸다. 기기 전면 디스플레이가 브루잉 전 과정을 알려줘 지루함을 달래줬지만 2주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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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맛본 맥주 맛은 기대 이상이다. 유명한 수제맥주 전문점에서나 맛볼 수 있던 맥주의 묵직한 바디감과 풍부한 향이 그대로 전해졌다. 특히 신선한 맥주를 마실 때 느낄 수 있던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거품이 일품이었다. 맥주 맛을 전혀 모르는 지인도 LG홈브루 맥주를 마시고는 “맛이 다르다”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맥주가 완성된 이후 하루, 이틀 정도 더 보관하니 맥주의 더 깊은 풍미가 느껴지기도 했다.
사실 기자는 약 2년 전 LG홈브루 개발자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당시 만난 한 개발자는 LG홈브루 개발을 위해 2015년부터 2000번이 넘는 실험을 진행하면서 30톤 이상의 맥주를 버렸다고 했다. 매일 맥주를 마시고 회식조차도 수제맥줏집에서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맥주 맛만큼은 자신한다고 했다. 이 인터뷰 이후 2년이 지난 뒤에야 기자는 그의 말을 인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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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2019년 LG홈브루를 출고가 399만원에 출시했다. 당시에는 제품 출시를 기다려온 맥주 애호가 사이에서도 “비싸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2년이 지난 현재 온라인에서는 100만원대 초반에 LG홈브루를 구입할 수 있다. 여전히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월 3~5만원대에 제품을 렌털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 6개월에 한 번 케어솔루션 매니저로부터 방문 점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