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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대차 이어 기아도 ‘출고지연’ 사과..스벅쿠폰으로 '불만 달래기'

김종호 기자I 2021.06.15 07:16:39

권혁호 부사장 명의로 된 출고 지연 사과문 발송
"기다림이 더 큰 만족 되도록 최선 다하겠다" 약속
앞서 현대차 역시 유원하 부사장 명의로 사과문 전달

[이데일리TV 김종호 기자]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상 최악의 ‘출고 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005380)에 이어 기아(000270)도 대기 고객에게 사과문을 발송했다. 특히 일부 고객에 사과 선물까지 건네며 불만 달래기에 나섰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아는 권혁호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 명의로 된 출고 지연 사과문을 일부 대기 고객에게 문자로 전달했다. 권 부사장은 해당 문자에서 “기아를 믿고 계약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인도가 빠르지 못한 점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고객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다”면서 “기다림의 시간이 더 큰 만족이 될 수 있도록 완벽한 차량 품질과 인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기아는 해당 사과문과 함께 장기간 출고를 기다려준 일부 고객에게 감사 의미를 담아 소정의 스타벅스 커피 모바일 쿠폰을 선물했다. 권 부사장은 “그윽한 향기를 내는 커피처럼 오늘도 향긋하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아가 이 같은 사과문을 발송한 것은 최근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쏘렌토와 K8, 셀토스 등 주력 차종의 출고가 줄줄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차량은 ‘엔진 콘트롤 유닛(ECU)’과 ‘에어백 콘트롤 유닛(ACU)’ 등 주요 차량용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 쏘렌토의 경우 신차 출고를 위해 디젤은 4개월, 가솔린은 5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호도가 높은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은 출고까지 최소 7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이 모델의 경우 이달 생산량은 1000여대에 불과하지만 주문 요청은 2만대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K8 하이브리드 차량도 최소 4개월, 셀토스도 5개월 이상 대기해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기아 측은 일부 옵션을 빼는 대신 가격 할인 혜택을 주거나 대기 기간이 짧은 다른 차종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출고 대란 해소를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최근 소비 회복과 함께 주문이 급증하면서 지연 사례가 확대되자 고객 불만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5월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기아의 대부분 차종에서 출고 지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업계 내 수급난이 점차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아는 최근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에서 다음달부터 반도체 수급 상황이 일부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아에 앞서 현대차도 신차 출고 대기 중인 고객에게 유원하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우편으로 발송했다. 유 부사장은 “고객의 아낌없는 성원에도 외부 요인에 대한 대비가 부족해 불편함을 끼쳐 드리고 있는 점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소싱 대체 공급사를 발굴하고 생산 운영 효율화를 통해 빠른시일 내 차량을 인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아가 최근 일부 고객에 문자로 발송한 권혁호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 명의로 된 출고 지연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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