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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만에 닻 올린 SPV…A등급 숨통 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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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기자I 2020.07.23 01:00:00

산은 24일부터 3조원 규모 가동나서
A급이하 미매각 물량 매입…수요예측 참여도 열어놔
연말까지 A급이하 7.7조 만기도래…"시장안정 기대"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4개월여 만에 A등급이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가 드디어 닻을 올린다. 시장에선 미매각이 일상화된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A등급의 스프레드 축소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SPV 구조 (자료:한국은행)


◇ SPV 24일부터 1차 3조원 가동…산은 전담팀서 매입


정부와 한국은행, 산업은행은 지난 4월 22일 비상경제회의에 첫 보고된 SPV를 오는 24일부터 가동한다. 10조원 규모의 SPV 중 초기 3조원 규모로 가동에 나서고, 추가 자금 필요시 캐피탈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일단 AA급이상을 30%로 제한하고, A급 55%, BBB이하 15% 등이다. 매입대상은 3년만기 이내 회사채, 3~6개월 CP이며, 금융회사는 제외된다. 단, 여전사(카드·캐피탈) 회사채·CP는 필요할 경우 시장상황에 맞춰 매입할 수 있도록 열어놨다. A급 이하이더라도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은 SPV 지원에서 배제된다. 신용평가사별 등급이 다른 경우 낮은 등급을 기준으로 하며, 유통물도 매입할 수 있다.

앞서 조성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자급집행하는 것과 달리 SPV는 산업은행에서 SPV 전담팀을 꾸려 직접 매입에 나선다. 매입기간은 SPV가 설립된 지난 14일부터 1월 13일까지 6개월간이다. 회사채는 차환 발행이 불가하나 CP는 최초 매입한 날부터 1년 이내까지 차환 가능하다.

AA급 이상은 수요예측시스템을 통해 매입하되 A급 이하는 시장 미매각 물량을 SPV가 매입하는 구조다. 단 필요시 A급 이하도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산업은행은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에 있어 유효수요가 충분하다면 수요예측 시스템에 참여하고, 불충분할 경우 회사와 협의해 일정규모의 미매각 물량을 인수할 방침이다. 단, 매입규모의 경우 동일기업은 2%, 동일기업군은 3%로 제한한다. 10조원 가정시 개별기업 최대 매입액은 2000억원, 기업집단은 최대 3000억원이다.

2018년 7월이후 AA등급과 A등급의 금리 추이, (자료:본드웹)


◇ A급 이하 `숨통`…스프레드 축소는 `글쎄`


지난주 수요예측을 진행한 ‘A-’ 현대일렉트릭 2년물 수요예측 경쟁률은 0.17대 1로 대부분 미매각됐다. 2년물 발행금리는 상단이 3.8%로 확정됐고, 3년물은 4%로 결정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율은 AA급 이상은 333.7%로 전년동기(357.9%)와 비슷했지만, A급은 232.1%로 전년동기(477.2%)의 반토막에 그쳤다. BBB이하는 역시 178%로 전년동기(353.3%)의 절반을 밑돌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안전자산인 채권, 그중에서도 AA급 이상 상위등급 채권에 대한 수요가 몰린 탓이다. 더 길게 보면 2018년 이후 2년여간 고금리를 찾는 A등급에 대한 기관들의 수요 확대도 지금의 A급 기피현상을 심화시킨 주요인이다.

다만 시장전문가들은 24일부터 가동되는 SPV가 A급 이하 회사채 발행에 숨통을 터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월말까지 발행이 예정된 A등급 회사채는 없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PV 매입대상의 70%가 A급 이하이고, 올해 말까지 만기도래하는 A급 이하 투자적격 회사채 규모는 7조7000억원 수준으로 SPV가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발행시장 참여를 꺼리던 하위등급 기업들의 참여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건설사와 A-등급위주로 발생하는 미매각 물량 소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동안 발행에 소극적이었던 인수증권사와 발행사가 적극 발행을 추진하며 A등급 발행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A등급의 스프레드 급등은 막을 수 있지만, 축소는 쉽지 않다고 봤다. 본드웹에 따르면 21일 기준 A급 3년물 스프레드(국고 3년과의 금리차)는 122.5bp로 AA급 3년물 스프레드 61.3bp의 2배를 웃돈다.

김은기 연구원은 “3월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시기에 A등급 스프레드는 AA급에 비해 확대 폭이 작았다”며 “최근 형성되는 A등급 스프레드는 AA급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A등급 스프레드 축소는 A급 펀더멘털 회복과 신용등급 안정성이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SPV가 미매각되는 A급 매입에 나선다면 이미 밴드 상단으로 결정된 발행금리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A등급 수요 자체가 늘어나야만 발행 스프레드가 축소되며 유통 스프레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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