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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쌍용차는 국내 시장에서 870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1.4% 부진한 수치다. 수출 실적도 함께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반기 동안 해외에서 전년보다 8.2% 줄어든 1만4372대를 판매하며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하락폭은 더욱 가팔라지는 형국이다. 지난달 판매한 차는 모두 2079대로 같은 기간 32.9%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소비심리 침체로 인해 내수·수출이 동반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신형 코란도’ 반짝 인기 그쳐
쌍용차는 작년 한 해 동안 10만9140대를 판매하며 2003년 이후 15년 만에 내수 3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티볼리·렉스턴 등의 인기에 힘입어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했다. 그러나 상반기를 기점으로 주력모델의 인기가 주춤하면서 ‘3위’도 함께 위협받고 있다.
특히 베스트셀링 모델인 티볼리가 부분변경 출시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티볼리는 지난달 3435대 팔리며 전년 동기보다 5.5% 덜 팔렸다.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대수는 3210대로 마찬가지로 20.2% 쪼그라들었다. G4 렉스턴(964대)도 전년 동월 대비 39.0% 급감하는 등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2월 야심차게 출시한 ‘신형 코란도’의 판매실적도 신통치 않다. 출시된 직후인 3월에는 2200대 판매하며 ‘신차효과’를 누렸으나 지난달에는 1020대를 판매하며 판매량이 둔화되는 추세다. 쌍용차는 하반기 중 신형 코란도 가솔린 모델을 출시함과 동시에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전개해 판매회복에 나선다는 각오지만, 현대·기아차가 베뉴·셀토스 등 경쟁차종을 연달아 출시하는 등 시장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자 쌍용차는 지난달 역대 최초로 평택공장의 임시 생산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생산물량 조정을 위해 노사 합의를 거쳐 지난달 4일에 걸쳐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앞서 2시간씩 휴식하는 계획정지를 시행하며 물량 조절에 나섰으나 재고량이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서자 생산중단 조치를 결정한 것이다.
◇5위 한국GM 6754대 판매..16.7% 상승
쌍용차가 주춤하는 새 기존 업체의 추격이 거세다. 노사갈등을 마무리한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8308대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9.3% 증가하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3위 쌍용차(8707대)와의 격차는 400대 안팎에 불과하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다음달을 기점으로 3위 탈환이 확실시될 전망이다.
인기를 견인한 것은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이다. 르노삼성은 LPG차량의 일반판매 확대조치에 가장 민첩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적재공간이 부족하다는 LPG모델의 단점을 개선한 ‘도넛탱크’를 선보이고, 기존 인기 차종에 LPG모델을 신속하게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했다.
실제로 지난달 판매된 LPG모델은 총 3471대로 전체 판매의 41.8%를 차지했다. 세단 모델인 SM6 LPe와 SM7 LPe는 각각 747대, 211대가 팔렸다. SM6는 지난 달 1529대가 팔리며 QM6에 이어 전체 판매의 18.4%를 차지했다. 아울러 소형SUV QM3도 여름 프로모션에 힘입어 지난해 이후 최다 월간 판매 실적인 900대를 기록했다.
5위인 한국GM 역시 6754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비록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25% 가까이 감소했으나 전달과 비교해선 16.7% 판매량이 늘어났다. 작년 군산공장 사태의 아픔을 딛고 실적 회복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선두권을 유지한 가운데 3~5위간 판매대수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며 “신차 출시나 마케팅에 따라 충분히 뒤집어질 수 있는 수치라 하반기 실적에 따라 내수시장 성적표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